총선과 대선으로 신년 정국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이목이 충청권으로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 양당 중심의 여야 1대1 구도가 예상되는 전국적인 지형도와 달리 충청권은 독자적 지역 기반 정당이 가세한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며 더욱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지형 변화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온 영ㆍ호남과 달리 충청권에서는 과거 선거에서도 '영원한 맹주는 없다'는 등식이 확인돼 왔다. 때문에 각 정당 입장에서도 충청권은 양보 할 수 없는 최대의 '격전지'다. 나아가 총선을 전후한 충청권의 민심은 곧, 다가올 대선에서도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역으로 충청권 선거는 그 만큼 많은 변수를 안고 있다. 과거 충청권 선거는 '바람 선거'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 만큼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역대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지역의 맹주를 자처했던 자민련의 퇴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16대 총선을 기점으로 17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열린우리당이 대전과 충남 16개 의석 중 11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으며, 자민련은 충남에서만 4석을 건져 완전한 군소정당으로 몰락하면서 한나라당에 흡수 통합됐다.
이후 18대 총선에서는 다시 국민중심당과의 합당으로 새로운 지역 정당으로 탄생한 자유선진당이 대전ㆍ충남 16석 중 13석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지역 바람을 일으켰다.
19대 총선이 3개월 여 앞으로 다가 온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특히나 어느 정당도 압도적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를 통해 일정 부분 민심과 정치지형의 변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총선에서는 충청권에서 한 번도 제대로된 승리를 거둬내지 못했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던 한나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완전한 민심 이반을 경험해야 했으며, 민주당은 두드러진 약진을 통해 총선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총선 승리에 심취해 있던 자유선진당은 2년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며 지역 내 입지가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충청권 총선 결과가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대선으로 향하게 될 충청권의 표심 때문이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지난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의 'DJP연합'을 통해 충청권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40만8319표 차이로 제치며, 결국 39만557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회창 후보를 57만980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가운데, 충청권에서 25만6286표를 더 득표하며 당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진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531만7708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33만864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는 곧 박빙의 승부에서는 더 더욱 충청권 표심이 결정적인 승부처가 되며, 충청권 민심이 곧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가 됨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양대 선거를 앞둔 충청 민심이 어느 곳을 향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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