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찰에 구속된 '짝퉁 매트' 사기 일당은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업체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모 지역에 본사를 둔 A업체는 수개월 전 이씨 일당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전기 매트를 판매 시 A업체 제품을 사은품으로 끼워 주겠으니 물건을 납품하라는 것이었다.
효도의자와 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8월부터 10월까지 모두 6억원 상당의 제품을 이씨 일당에게 납품했다.
이씨 일당은 9월까지 이 가운데 1억원 상당의 물건값을 지불했지만, 나머지는 지급하지 않고 장물업체 등에 물건을 덤핑 판매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A업체는 졸지에 5억원의 물건을 고스란히 떼인 셈이 됐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굴지기업 대리점도 이씨 일당의 표적이 됐다.
금산에 있는 모 음료업체 대리점도 8~10월께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온 이씨 일당에게 1억원 상당의 물건을 보냈다가 일부 물건값을 받지 못했다.
대전에 있는 모 제과회사 대리점 2곳도 똑같은 피해를 봤다.
이씨 일당에게 당한 중소업체만 모두 52곳으로 인터넷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에서 범행 대상 업체를 물색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피해 업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 일당은 추석 때 납품업체에 직원들에게 돈이 필요할 것이니 물건값을 지불해 주겠다는 식으로 안심시켜 놓은 뒤 추후에 대량으로 물건을 납품받아 가로채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피해업체들은 자사 제품이 인터넷 등지에서 반값 가량에 판매되는 등 가격경쟁력이 하락한 것은 물론 제품 및 회사 신용도까지 추락한 피해를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사기행각은 건전한 시장의 유통질서를 해치는 악영향을 줬다”며 “피해 업체 가운데에는 경영상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부도 직전까지 처해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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