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이 소복이 쌓인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전 11시 30분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가 대전역 동광장에서 떡국 배식 봉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라자로의 형제들'이란 문구가 씌어진 앞치마를 두르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떡국을 담으며 유 주교는 “우리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과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감사와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빈다”고 말하고 600여 명의 노숙인과 행려자들에게 떡국을 대접했다.
이날 급식봉사를 주관한 천주교 대전교구 동부지구 황용연(법동성당 주임신부) 바오로 예레미아 신부는 “곰두리봉사단이 올해부터 라자로의 형제들로 이름을 바꿔 이승규 단장님과 천주교 신자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 대전역 동광장에서 무료급식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면에 인자한 미소가 흐르는 황 신부는 “라자로는 병들고 헐벗은 사람의 대명사”라며 “순교자였던 바오로와 예레미야 선지자의 삶처럼 살고 싶어 따듯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동성당 신도인 김창수 국회의원과 자양동 성당 신도인 임영호 국회의원도 유 주교와 함께 급식봉사에 참여했다.
▲ 천주교 대전교구는 1990년부터 행려자, 노숙자들의 급식시설인 '성모의 집'과 '빈첸시오의 집'을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600명 이상 끼니가 어려운 가난한 이웃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
김창수 의원은 “법동성당 신도의 한사람으로 오늘 라자로의 형제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영호 의원은 “어려운 사람들이 좀더 희망을 갖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탄진성당에서 왔다며 급식과 설거지 봉사를 하던 자원봉사자 김남순 헬레나(69)씨는 “어려서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봉사를 하면 마음도 즐겁고 행복해지고 몸도 건강해진다”며 “매일매일 급식봉사하러 다니는 자체가 기쁨이고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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