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 문화예술계는 단체별 내부 갈등에 휘청거리면서도 새 바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또한, 새 문화정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뚜렷한 쟁점이 없었다는 게 예술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는 비단 문화예술분야에서뿐 아니라 전 분야에 걸친 전환기적 현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던 ‘롤러코스터’ 같은 2011년 문화예술계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대전문화재단, 대전 예총 등 지역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수장들의 인선 과정이 올 한해 지역 문화계를 뜨겁게 달군 화제거리였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시켜야 할 중요한 시기인 '대전문화재단'의 대표이사 선임에는 외풍을 맞아줄 수 있는 든든한 인물을 선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사회 추천부터 선임과정까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된 대표이사 선임 과정과 인선에 대한 많은 논란이 일었다.
물망에 오른 후보를 사전에 노출시켜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정확히 검증된 인물을 선정했어야 하지만 시와 재단 이사회 등이 마치 비밀리에 인선작업을 마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예술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지역 문화예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사)한국예총 대전시연합회(이하 대전예총)와 대전문인협회 또한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선거바람으로 들썩였다.
대전예총 회장선거를 놓고 법정공방까지 간데 이어 대전문인협회도 신임회장을 둘러싼 문단 간 파벌싸움을 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계가 예술단체 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과 내분으로 연일 시끄러웠다.
입지 선정을 두고 논란이 됐던 300억원 상당의 국악전용극장 부지도 지역의 문화예술 시설이 밀집된 둔산대공원 일대로 결정되면서 일부에서 논란이 됐다.
'원도심 활성화'를 내세워 국악전용극장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중구측과 둔산대공원에 지어지길 원하는 국악단체들과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 왔지만 결국 갈팡질팡하던 국악전용극장 후보지가 '둔산행'으로 결정되면서 일부 지역의 문화 소외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밖에 올해 지역에는 '고암미술문화재단 설립', '예술회관 임대사업'에 이어 대전을 대표하는 예술작품 완성을 위한 공모사업 '메이드인 대전 프로젝트'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역의 한 문화계 인사는 “올해보다 더 나아진 2012년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인선문제 등 올해 나타난 여러 문제점에 대한 보완과 지역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특정 계층 중심의 고급문화보다는 경계를 허무는 문화예술공간이 잇따라 문을 열고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춰 대중문화시대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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