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는 동아시아 문화사의 '줄기세포'이자 충청 정신문화의 모태다. 고대 해상강국인 백제는 일본 고대문화인 아스카문화의 원류이고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제 질서와 문화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공주와 부여 일원은 그런 백제의 도읍지이고, 백제를 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역사유적과 유물이 산재해 있다. 이 유적들을 살펴보지 않고는 당대 동북아 문화와 문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 등재 우선 추진대상에 선정한 것도 그 같은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사실 백제문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경주역사유적지구가 10년 전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의 유교문화가 지난해 등재된 것과 비교하면 한참 늦다. 백제문화가 다른 지역의 문화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뒤떨어지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백제권에 사는 우리가 백제문화를 발굴하고 가꾸고 알리는데 소홀히 한 탓이 솔직한 답이다.
이제부터라도 세계유산에 반드시 등재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등재추진위는 세계유산 결정을 세계문화유산 총회의 21개 상임이사국 위원들이 한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백제를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만큼 '왜 백제문화가 중요한가'를 이해시켜야 한다. 백제역사의 중요성은 물론 동북아 고대 국가에 백제가 끼친 영향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정부와 관련 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한다.
등재가 되면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가능해진다. 홍보효과도 커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늦은 만큼 꼼꼼히 준비해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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