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귀에 익숙하지만, 왠지 자신과 관계없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업무상 컴퓨터를 배운다든지 취미로 퀼트나 서예를 해보고 강사가 있는 세미나에 참석해봤다면 평생학습을 이미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서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우고 익히는 평생학습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지자체의 주요 정책으로까지 발전했다. 올해 출범한 대전시평생교육진흥원은 과학도시 대전을 '평생교육의 수범도시'로 이끌어 나가는 중심축으로서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대전 평생교육의 업무를 개척하는 김춘겸(56·사진)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부터 평생교육의 방향과 내년도 주요시책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평생교육이 사회적인 화두로 등장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생교육이란 무엇인가?
▲ 김춘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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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정책은 돌이 지난 아이와 부모가 강사의 지도 속에 동화구연을 익힌다든지 학생들이 학교 수업 외에 배우는 활동, 노인들의 취미교실까지 가정, 학교, 사회 등 생활하는 모든 분야와 장소에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목표다.
-광역자치단체에 독립 법인 형태의 평생교육진흥원이 만들어진 곳은 대전이 최초라고 알고 있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출범이 갖는 의미는?
▲지난 7월 출범한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전국 최초 독립채산제의 평생교육 전담기관이다.
시민들의 평생교육 요구와 비교하면 그에 필요한 정보제공과 기반구축은 그동안 미흡했고, 이를 보완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추 기관이 필요하다는 염홍철 시장의 정책적 판단이 있었다.
실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기관은 한정되어 있고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았으며 평생교육 운영에서도 행정서비스는 미숙했다.
전국에서 처음 출범한 독립 법인형태의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교육청, 구청, 주민센터, 사업장, 단체 등에 산재해 있는 평생교육업무를 서로 연계시키는 것부터 시작해 시민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서비스하고자 출범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독립법인 형태는 민간위탁방식과 사업소 직영형태에 비해 평생교육의 전문화를 키울 수 있고 공공기관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른 시ㆍ도에서는 지금 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 중이거나 논의단계다. 평생교육에서는 대전이 전국을 선도하는 도시가 됐다.
-평생교육을 이야기하면 대전에선 대덕구가 창시한'배달강좌제'가 먼저 떠오르는데,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특화시키려는 전략은 무엇인가?
▲배달강좌제는 2009년 대덕구에서 최초로 창안 실시한 평생교육시스템이다. 5인 이상 학습동아리를 구성해 평생교육 서비스를 신청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신개념의 평생교육 서비스다. 올해까지 시에서 예산을 지원해 5개 자치구가 각자 배달강좌제를 운영했으나 내년부터는 평생교육진흥원에서 인수받아 전 시민에게 형평성있게 통합운영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배달강좌제에 등록된 강사 수는 1100명, 운영 중인 강좌 수는 1200여개, 이를 이용하는 시민은 1만명에 이르고 있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내년부터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자치구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대전시의 대덕구 배달강좌제 지원 예산이 시의회에서 삭감돼 논란이 일었는데 이를 어떻게 보나?
▲이번 논란은 대전시민 전체를 보고 예산을 형평성 있게 집행하려는 시의회의 견해와 구의 자체사업을 진행하려는 구청의 시각이 충돌한 게 아닌가 싶다. 시의회는 시민 전체를 보고 형평성 있게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지 편협된 예산은 승인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한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내년부터 배달강좌제를 모아 진행할 준비가 잘 되어 있다. 강사모집과 신청자 모집 등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진행되는 배달강좌제를 감독할 수 있는 모니터단을 운영키로 했다. 평생교육진흥원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만들었다.
-평생학습도시를 위해 시민교양대학 설립을 야심차게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시민교양대학 입주에 앞서 내년 3월부터는 시민교양 기반구축을 위해 대흥동 가톨릭문화회관에서 수준 높은 인문학강좌와 대전학 강좌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강사진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스타급 수준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평생교육 선진지 견학차 호주 멜버른을 찾았을 때 성인교육센터(Center for Adult Education)는 독립건물 3곳에 교실 56개가 있었는데 수업을 들으러 수많은 사람이 교실과 교실을 오가고 있었다. 교문에서는 사진 한장 얌전히 찍을 수 없을 정도로 성인 교육생으로 붐볐다. 시민교양대학이 생기면 대전에도 평생학습이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아 배우고 익히려는 시민들이 많이 찾을 것이다. 프로그램도 인문학과 건강, 취미, 대전학으로 확대하겠다.
-지난 10월 호주와 뉴질랜드 평생교육 선진지 연수를 다녀왔는데, 무엇을 느꼈나?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경제규모 면에서는 선진국에 포함되고 있으나 지식기반 분야에서는 하위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평생교육의 세계적 동향에 비추어 볼 때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환경에서 대전이 전국 최초로 평생교육진흥원을 출범시켰으나 이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려웠던 상태였다. 이때 호주와 뉴질랜드의 평생교육 사례는 우리가 체득하고 벤치마킹할 좋은 본보기였다.
특히, 충남도청 이전에 따른 도심공동화에 평생교육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외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시민 중심의 학습조건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세계적 흐름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평생학습관, 평생학습센터, 평생학습원, 평생교육센터 등 워낙 다양한 형태의 평생학습 기관이 있다보니 시민들이 혼란을 느끼는데.
▲말씀하신대로 다양한 형태의 평생교육기관이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2008년 개정된 평생교육법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에게 평생교육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평생교육진흥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에게 다양한 방법, 형태로 평생교육을 받게 하려는 취지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시·도지사, 시·도교육감, 시장·군수·구청장, 각종 사업장, 시민사회단체, 언론기관 등에서 평생교육기관을 속속 설립하고 있다. 장래를 내다봤을 때 시ㆍ도지사 소관사항으로 일원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평생교육진흥원 출범 6개월을 되돌아 본다면. 앞으로 계획도 설명해 달라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전국 최초 독립법인 형태의 평생교육기관이다보니 벤치마킹할 다른 지자체의 사례가 없었다. 모든 것을 새롭게 생각해서 추진하다 보니 인원 구성부터 업무 추진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그동안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평생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 조성기를 보냈다고 본다. 특히, 전국 최초의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출범 덕분에 다른 시도와 평생교육 업무를 볼 때 대전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고 결과적으로 대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 대전 870개의 평생교육기관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 평생교육진흥원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6개월은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는 대전시민들에게 지적인 행복을 채워줘 경제적 행복과 함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지식욕구를 채워주는 것도 지자체가 해야 할 사명이라 생각한다.
대전은 대덕특구 덕분에 얻은 '과학도시'외에 이제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평생학습도시'라는 한 쌍의 날개를 지니게 될 것이다. 대담=김덕기 시청팀장ㆍ정리=임병안 기자·사진=손인중 기자
●김춘겸 원장은?
▲출생:1955년 부여 ▲학력: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경력:서울시, 국토통일원, 행정자치부, 대전시 기획관, 감사관, 경영혁신 단장, 대전시 인재개발원장 ▲상훈:대통령 표창, 근정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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