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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유행 신속반영… 수익까지 창출 신상털기·마녀사냥 등 부작용… 맹신은 금물

  • 승인 2011-12-20 17:40
  • 신문게재 2011-12-21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이경태 기자의 세상 돋보기] '검색어' 믿어도 될까?

직장인 오유선(27·여)씨는 얼마전 유명 방송인 A양과 관련한 얘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자 먼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부터 확인했다.

이미 해당 방송인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라 있었고 그와 관련된 'A양 동영상'과 같은 또다른 검색어도 상위에 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오씨는 “유명인 스캔들과 관련해 뉴스에서 나올 수 없는 실제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는 올라온다”며 “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주요 검색어를 통해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검색어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검색어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검색어가 사회상을 대변하고 유행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됐다. 누리꾼들이 검색하는 단어가 중복되면서 나온 신조어이지만 이제는 일반인들이 이를 믿고 검색어를 통해 자신의 생활까지도 변화시키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검색어라는 단어가 나온데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 서비스업체들이 검색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색이 잦은 단어를 한데 모아 사람들에게 보여주던 것이 이제는 실시간 검색어까지 발전돼 전국민적인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정도다.

이같은 검색어는 단순한 정보가 아닌, 유명인사 등의 사생활까지 알려주는 일명 '신상털기'까지 가능해 누리꾼들을 열광시킨다.

한때 한 연예인의 스캔들 상대에 대해 실명 거론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시간 검색어에는 해당 연예인과 스캔들 대상자 이름이 나란히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라 해당 스캔들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버렸다.

지난 19일 보도된 김정일 사망 소식 역시 인기 검색어를 통해 확산됐다. 한주현(41·공무원)씨의 경우, 점식 식사도중에 김정일 사망 얘기를 듣자마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냐”고 반문했다. 한씨는 5분 뒤 인기검색어에 '김정일 사망'이 올라오자 그때서야 사망 사실을 믿을 정도로 검색어에 대한 신뢰가 높은 상황이다.

인터넷 포털 업체로서는 이같은 검색어가 수익사업으로 연결되는 등 세분화된 검색순위를 제공하기도 한다. 연령별 검색어를 비롯해 지역별, 성별, 분야별 등으로 분류해 각각에 해당되는 검색어를 순위별로 보여주는 것. 성수미(31·여)씨의 경우, 한 인터넷 포털 업체에서 제공하는 싱글녀 쇼핑 상품 검색어 순위 1위인 '올리브데올리브 코트'를 이번 겨울을 맞아 장만할 생각이다.

성씨는 “최근 시트콤의 여주인공이 즐겨 입는 코트인데 벌써 쇼핑 인기 검색어에 올라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나와 같은 싱글녀들의 인기 아이템을 마련해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싱글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어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심이 이동하고 있지만 이같은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검색어=트렌드'라는 공식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얘기다. 어느정도 인기 검색순위에 오를 경우,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지속적인 조회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검색어가 상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지속적인 검색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사회 모습이 천편일률적으로 표현되거나 사회적인 관심이 한 방향으로만 편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양한 기준으로 세분화돼 일부분 마케팅업체들의 주요 지표로 이용될 수도 있지만 다원화된 사회모습을 인위적으로 통합한다는 얘기다.

A 인터넷 포털업체 팀장은 “검색어의 조작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특정 검색어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일부분 있다”면서 “검색어는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필요로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한 시대의 사회상이 일부분 반영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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