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 이야기] 명경지수(明鏡止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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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 이야기] 명경지수(明鏡止水)

밝은 거울과 정지된 물이라는 뜻으로,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리키는 말

  • 승인 2011-12-20 14:18
  • 신문게재 2011-12-21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장자 덕충부편(莊子 德充符篇)에 나오는 말이다. 노()나라에 죄를 지어 다리를 잘린 왕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를 따라 배우는 사람이 공자의 제자 수와 같았다.

공자의 제자가 그에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까닭을 묻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사람은 흘러가는 물에는 비춰 볼 수가 없고 고요한 물에 비춰 보아야 한다. 오직 고요한 것만이 고요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인모감어류수 이감어지수 유지능지중지: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衆止).”

다른 내용으로, 신도가(申徒嘉)는 형벌을 받아 다리를 잘린 사람으로 정자산(鄭子産)과 함께 같은 스승을 모시고 있었다. 정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거든 자네가 머물러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러 있음세.” 이튿날 같은 방에 자리를 함께 하고 있을 때 정자산은 또 신도가에게 말하였다. “내가 먼저 나가거든 자네가 머물러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러 있기로 하세. 지금 내가 나가려고 하는데, 자네는 머물러 있겠는가, 나가겠는가. 또 자네는 집정(執政) 하는 나를 보고도 피하지 않으니 자네도 집정하는 나와 같단 말인가?”

이에 신도가가 말했다. “선생님 문하에서 집정이란 세속적 지위가 문제가 되는가? 자네는 자기가 집정임을 내세워 사람을 무시하고 있네. 듣건대 거울이 밝으면 먼지가 끼지 못하고, 먼지가 끼면 거울이 밝지 못하네. 어진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 있으면 허물이 없어진다고 하네. 세상에는 잘못을 변명하는 사람은 많으나 제 잘못을 인정하면서 그로 인해 받는 죄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네” 하며 정자산을 꾸짖었다.

이와 같이 명경지수란 본래 무위(無爲)의 경지를 가리켰으나 후일 그 뜻이 변하여 순진무구한 깨끗한 마음을 가리키게 되었다. 밝은 거울·맑은 물과 같은 인물이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그런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을 본 받아 명경지수(明鏡止水)의 인물이 되어 세계일화(世界一花)의 주역이 되어봅시다.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ㆍ국전 서예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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