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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곁에 누가 있습니까?

아들로서… 딸로서… 효자가 되고픈 이시대 자녀들에 바치는 이야기 연극 '양덕원 이야기' 31일까지 소극장 고도

  • 승인 2011-12-20 14:18
  • 신문게재 2011-12-21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슬프고 외로운 눈물길입니다.

그 눈물길에서 희망을 잃는 것은 가장 오래 가장 멀리 배웅해 줄 사람을 잃는 것입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우리의 믿음입니다. 멀리 떠나기 전에 우리 모두를 지금 사랑해야 합니다.”

자식들 뒷바라지로 많은 것을 희생한 부모에 대한 자식들의 죄책감, 입에 풀칠을 위해서는 일터를 지키고자 전력투구해야 하는 현실의 냉엄함, 마음은 그게 아닌데 생활이 목을 잡아당길 때마다 산다는 게 뭔가 싶기만 하는 자식들의 갈등. 자기 자신들은 닮은 형제이기에 자기 몫의 죄책감까지 읽으면서 몸서리칠 수밖에 없는 형제·자매들의 가족애….

아들로서 딸로서 엄마로서의 모습 그대로 우리네 삶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연극 '양덕원 이야기'.

극단 떼아뜨르 고도는 오는 31일까지 소극장 고도에서 연극 '양덕원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양덕원의 한 마을 임종을 앞둔 아버지, 병간호하는 어머니, 서울에서 대학 나와 사업을 하는 큰아들, 샐러리맨 작은아들, 동대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막내딸.

세시간 후면 돌아가신다는 아버지 그러나 세 시간이 일주일이 되고 또 3개월이나 버텨낸 아버지 때문에 서울에 터전이 있는 자식들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려고 양덕원의 시골집을 지키다 집으로 돌아왔다가 하는 비상체제로 들어간다.

의식이 없는 아버지의 병세가 위험하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으면 불이 나도록 달려가기를 여러 번.

처음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던 자식들도 그런 비상상황이 일상화되면서 부닥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이처럼 양덕원 이야기는 효 중심의 전통윤리와 일 중심의 현대윤리 사이에 낀 이 시대 가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효자가 되고 싶지만 효자가 될 수 없는 이 시대 모든 자녀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극 중 아버지의 죽음이 조금이라도 늦춰지기를 바라다가 내심 하루빨리 장례 치르기를 기다리는 자녀들의 희비극적 상황은 이런 얽히고설킨 우리 마음의 교차점을 보여주고 있다.

형제들은 나이 들면서 깊어진 세월의 골을 채워나가고 자기 가족들만 변호하고, 또 그렇게 챙기는 오빠들은 여동생이 밉기만 하고, 아버지의 묘자리와 화장문제, 유산의 등기이전 문제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계절이 변하고 가족을 두고 마지막 숨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자식들이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우리를 위해 자신의 온 힘을 다 쏟아 붓고 가시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우리 각자의 아버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사소한 일로 투정하고, 똑같은 이유로 싸우지만, 그래도 우리가 오늘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까닭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가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 가운데는 따스함이 있고, 그 가운데는 사랑이 담겨 있다.

이 연극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들…. 특히 가족 간의 마음은 항상 넘치고 있지만, 또 몸으로 실천할 수 없는 부분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화ㆍ수ㆍ금 오후 7시 30분, 토 오후 4시·7시 30분, 일 오후 4시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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