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우리들은 흔히 나이가 지긋한 사람의 인생 경험을 '오랜 연륜(年輪)이 쌓였다'라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연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까닭은 평생을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많은 문제들이 학력이나 지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와 반평생을 함께한 교직 생활에서는 특히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곤 한다. 평상시 무수히 쌓았던 경험은 이러한 상황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뛰어난 판단력을 지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판단력은 오히려 경험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황에 따른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데는 경험(내공)이 큰 몫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만으로 경험이 풍부해 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려 얼마나 일에 적극적으로 임했는가에 따라 경험(내공)의 질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흔히 좋지 않은 경험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교직 생활에서 꼭 필요한 소중한 경험이다. 긍정과 부정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함께하듯이,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도 항상 함께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대하는 패러다임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나쁜 경험을 좋은 경험으로 바꾸는 것은 바로 자신에게 달려 있고, 좋은 경험을 얻고자 한다면 일단 용기 있게 시도해야 한다.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경험을 거절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코 좋은 경험을 가져올 수 없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나중에 보면 교직 생활의 소중한 순간들이다. 때때로 불쾌한 경험이 마음을 어지럽히고 기분 나쁘게 할 때가 있지만, 나쁜 경험은 자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잣대이며, 교직 생활을 정말 빛나게 해 줄 수 있는 경험으로 교직 생활에선 어리석은 경험은 결코 없다.
과거를 돌아보며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하고 반성하다 보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은 줄어들게 될 것이며 이는 경험이 주는 가장 큰 선물로 우리는 다양한 경험으로 교직 전문성을 높여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험과 경험은 꼭 구분되어져야 한다. 경험은 교직 생활을 보람과 행복으로 안내하지만 불행의 늪으로 끌고 가기도 한다. 교직 생활의 교훈을 얻고자 굳이 불행한 모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 모험을 두려워해서도 안 되지만, 경솔하게 모험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함께하는 교직 생활은 경험해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고 주어진 시간을 더욱 소중히 할 수 있다. 성공적인 경험의 기쁨이나 기억하기 싫은 패배감의 경험이나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이며 교직생활의 노하우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전전긍긍 할 필요는 없다. 늘 행운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현실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해결책을 찾은 후에는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다. 경험을 통해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교직 생활을 하다 보면 '전에도 해 봤으니까 어떻게 되겠지'라고 타성에 젖을 수가 있다. 경험과 타성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타성에 젖지 말고 새로운 경험으로 교직의 나이테를 차곡차곡 쌓아 성공적인 교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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