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 회장 |
일례로 이달 초에 발생한 '지하철 막말녀' 및 '지하철 막장남'을 들 수가 있다. '지하철 막말녀'는 노약자석에 앉아 노인들과 말싸움을 한 것이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전파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언론기사에 따르면 '그녀는 옆자리에 앉은 한 할머니가 함께 한 아기를 앉히기 위해 옆으로 조금만 비켜달라고 부탁하자, 자신은 임산부이므로 이 좌석에 앉을 수 있다며 욕을 한 것'이 발단이 되어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다. 불과 며칠 뒤에 알려진 '지하철막장남'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정신지체 중학생이 시끄럽게 게임을 한다며 구타한 것이다. 학생이 막장남을 피해 다른 칸으로 이동했음에도, 학생을 쫓아가 구타하고 욕설을 한 동영상이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했다. 결국 다른 승객들의 제지로 이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일련의 현상들을 보며 우리 모두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타인의 생각과 사고에 대한 배려, 자신만의 편의와 안전,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인해 불거진 하나의 사회병리 현상인 것이다.
이처럼 슬픈 현실은 우리 사회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우리보다 더욱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유괴범이 아이를 납치해 가는 것을 주위 사람들이 멀뚱히 쳐다만 보는 일로 해외토픽에 오르기도 했으며, 바로 며칠 전에는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는 가해자가 행인을 수 십 번에 걸쳐 칼로 찌르는 것을 방기한 것이다. 실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특히 오랜 역사와 함께 도덕 및 예를 중시한 유교라는 문화를 보존해온 중국과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사회 병리현상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거의 가치관들이 현대사회에 들어와 선진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가치관의 혼란 및 붕괴를 가져 왔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미국의 개인주의 및 자본주의에 대한 이념이나 개념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왜곡되면서 극심한 이기주의, 그리고 무한경쟁의 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여하튼 이러한 사회 병리현상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보릿고개 시절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 세상이 더욱 그리워진다. 서로를 이해해 주고 감싸주고, 콩 하나를 나눠먹는 시대의 향수가 부쩍 생각나는 요즘이다.
21세기는 우리 이웃, 사회 및 인류가 '함께 더불어 가는 시대'를 지향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안경업계 역시 21세기에 걸맞은 선진 안경사로 거듭나기 위해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 '이웃과 함께하는 안경사'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공존공생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 그릇되게 도입된 선진국의 의식과 문화를 일소하고, 빠른 시일 내 올바른 문화를 정립해 나가는 등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가치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 이러했을 때 우리 사회는 21세기 선진국가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고, 나아가 인류 역사의 중심에 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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