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통과로 한화행이 유력해진 박찬호의 연봉 문제가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구팬들은 박찬호가 우여곡절 끝에 국내로 복귀하게 됐지만 이름값에 걸맞거나 현실에 상응하는 연봉을 줘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하지만 박찬호와 협상을 앞두고 있는 한화 구단은 여러 원칙을 세우며 선을 긋는 한편,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 뉴시스 제공 |
야구인생을 놓고 본다면 박찬호의 이름값은 김태균이나 이승엽을 능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가치에서는 당장 전력상승의 보증수표로 평가되는 그들의 몸값과 박찬호의 몸값에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또 박찬호가 한국에서 야구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화 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그의 국내 복귀를 도운 만큼 국내 복귀의 진정성을 살리는 측면에서라도 구단과 박찬호가 적당한 접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다.
▲원칙은 있다=박찬호 연봉 문제의 핵심은 '명성이냐 기량이냐의 문제' 즉, 이상과 현실 정도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화가 박찬호를 전력 차원이 아닌 한국 야구발전 차원에서 데려왔고, 그런 부분을 고려해 현실적인 원칙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는 박찬호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어떤 보직에서 어떤 활약을 해야 한다는 조건조차도 없다. 국내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국민적 영웅이 국내무대에서 야구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박찬호 복귀의 본질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특별법 통과 전부터 “현재 국내 최고 투수인 류현진보다 많이 줄 수는 없다는 것이 구단의 입장”이라는 일종의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름값에서는 박찬호가 한 수 위일지 몰라도 현실적인 문제, 즉 기량과 팀 공헌도, 장래성, 타 선수들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는 류현진 위에 박찬호를 둘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박찬호 연봉 문제의 관건은 구단의 입장과 박찬호의 자존심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데 있다.
▲최대한 배려=구단은 우선 박찬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실제로 박찬호가 내년 시즌 1군 무대에 오르게 되면 국내 프로야구 1군 중 최고령(39) 선수로 등록되게 된다. 그런 박찬호이기에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다.
연봉 협상에서도 구단은 박찬호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이다. 19일 장소까지 공개됐던 첫 상견례를 비공개로 전환시키는 등 언론의 관심으로 빚어질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연봉 외적인 부분을 통해서라도 박찬호의 자존심을 살려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구단이 상견례를 통해 어느 선까지 접점을 찾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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