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찰 수난시대' 부르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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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 수난시대' 부르는 사회

  • 승인 2011-12-18 15:35
  • 신문게재 2011-12-19 21면
음주차량에 치이고 폭행당하고 흉기에 찔리고…. 경찰의 수난은 끝이 없다. 지난주 대전 한밭대로에서 음주단속 중이던 의경이 만취상태의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의식 불명 상태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공권력이 어쩌다 이렇게 무력해졌는가. 술 권하는 연말 으레 나타나는 경찰관 수난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공무집행 방해 사범에 대해서는 엄단이 필요하다.

이번과 같은 사건 발생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음주운전 특별단속 때마다 되풀이돼 왔다. 음주운전자가 도리어 경찰관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지나친 음주는 교통사고뿐 아니라 각종 범죄 유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살인사건 10건 중 4건은 음주범죄라는 통계도 그것을 말해준다.

최근 3년간 발생한 5대 강력범죄 가운데 음주 후 범죄 비율이 28.8%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 지구대에서 취객이 난동 부리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술 권하는 사회, 술에 너그러운 사회를 교정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특단의 대책이 나올 시점인 것 같다. 음주운전에 대한 형사처벌이 시작되면서 적발 건수가 현저히 줄어든 중국의 사례도 있다.

지역 각 지구대에서 경찰서로 인계되는 취객 건수도 하루 평균 수십 건에 달한다. 취객 상대를 하다 강·절도 등 다른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해마다 음주운전을 단속하다 수십 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고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경찰관이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미온적으로 당하고 마는 사례까지 속출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근무환경이 험해진 것은 사회의 흉포화와도 관련이 있다. 법 경시 풍조나 소극적인 대처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음주단속에 나서는 경찰관들은 현장의 위험 요소 파악, 안전한 근무 장소 확보, 안전수칙 숙지 등의 안전 조치를 다해야 한다. 경찰관이 취객에게 당하고도 속수무책이라면 이는 법질서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 다름 아니다.

특히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서는 수사 전담반을 가동해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 밟히고 얻어맞는 공권력을 보호하려면 더 강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동일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대안이 없고서는 매 맞는 경찰이니 경찰관 수난시대니 하는 말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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