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대학.' 이는 이은우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국립중앙과학관장직을 마치고 UST 3대 총장으로 부임하자 마자 대학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일반인들에 생소한 이 대학을 알리는 것도 이 총장이 해야될 몫이다. 언뜻 들으면 해군 특수부대인 UDT와 헛갈릴 정도로 낯설다. 이 총장은 이전 두명의 총장이 준비 단계를 해온 만큼 자신은 학교를 도약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고의 과학인재를 배출해 과학벨트의 동량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 총장을 만나 학교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 사업이 대전에서 진행되고 있다. UST가 과학벨트 사업과 연계방안과 기대효과 등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이은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 |
-특별한 경영철학이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학기술 발전에 있어서 새로운 연구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인재 양성이다.
교육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때문에 인재 양성은 비단 대학 교육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 지식을 모두 갖춘 인재는 인류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풍요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UST 역시 인재양성의 모토 아래, 국가 연구기관의 축적된 오랜 연구 노하우와 최첨단 시설, 장비를 활용하는 독특한 교육시스템으로 어떤 대학과도 차별화된 우수한 R&D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발전하도록 힘쓰겠다.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질과 학생의 질이다. UST는 배출 학생들의 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수준 관리(Quality Control)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다.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2003년 개교한 UST는 취업률 81%(2011 후기 기준), 박사졸업생 재학 중 SCI급 논문 편수 약 4.5편, 29개국 외국인 학생 보유 등 놀라운 성과가 있었지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교육기관이다. UST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 점이 안타깝다. 우수한 학생도 많고, 교수진의 실력, 연구시설 및 환경, 장학지원 등 인프라가 매우 훌륭함에도 인지도가 낮아, 우수한 인재들이 좋은 교육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 UST는 일반 대학은 물론, 특수 이공계 대학들과도 차별화된 '정부출연연구기관 현장 R&D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미국, 독일, 일본 등 과학기술 선진국에서는 국가 연구기관을 활용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구와 교육 통합모델 구축 및 운영에 힘써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UST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UST 학생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나로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하나로, 극지연구소의 남극 세종기지와 같이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첨단 국책 과학 시설 현장에서 우수한 연구진으로부터 직접 지도받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고유의 교육 특징이 우수한 연구성과 배출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는 그러한 강점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UST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UST 과학교실'을 개최해 소외계층, 복지단체 유소년들에게 과학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지역과 연계하는 과학기부 운동이나 캠페인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올 한 해 동안 UST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봉사동아리의 주도에 의해 'UST 과학교실'을 개최하여 지역 복지단체, 소외계층 유소년들을 중심으로 과학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을 전개 중이다. UST 또한 이러한 활동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 및 이공계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쓸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과학관과의 연계를 통한 교육적 프로그램 활성화도 모색해 볼 생각이다. 앞으로도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할 방침이다.
-국립중앙과학관장을 그만두고 UST 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UST 총장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1983년부터 과학기술부에서 일했고 88년부터 93년까지 미국에서 지내면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시부터 인재 양성에 대한 꿈을 가졌으나 척박한 과학기술 분야의 기반을 조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커 과기부에서 계속 근무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때가 사무관에서 서기관 승진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다. 과학관장을 맡으며 과학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다시 느껴 UST 총장 초빙 공고에 응했다. 그간의 경험이 인재양성 분야에서 또한 값지게 쓰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역할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오랜 꿈을 이뤄 정말 기쁘다. 학교 구성원,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화합하고 소통해서 UST를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은우 총장은
1955년 경주에서 출생. 경주고를 나와 부산대학교 기계설계학를 졸업한 뒤,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총장은 제18회 기술고시에서 수석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과학기술부 원자력개발과, 기술진흥담당관실, 미국 콜로라도대 연수, 전기전자연구조정관실, 기술협력총괄과를 거쳤다. 서기관 승진후에는 기술협력총괄과 기술조사과장, 기술협력1과장, 대통령비서실, 주구주연합대표부, 주러시아연방대사관, 기술협력2과장, 동북아기술협력과장, 연구개발기획과장, 연구조정총괄담당관을 역임했다. 부이사관 승진, 대통령비서실과 과기부총리 비서실장에 이어 과학기술기반국장, 교육과학기술부 국제협력국장, 국립중앙과학관 관장, 한국과학관협회 회장, 한국생물다양성기관연합 회장을 맡아왔다. 특히 국제협력 부서에 10여년 이상 근무해 교과부 내에 대표적 국제통으로 알려져 있다.
대담=오주영 기업과학팀장ㆍ정리=배문숙 기자·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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