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봉]전력수급 위기를 저탄소 녹색성장 계기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정상봉]전력수급 위기를 저탄소 녹색성장 계기로

[경제칼럼]정상봉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

  • 승인 2011-12-18 13:04
  • 신문게재 2011-12-19 21면
  • 정상봉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정상봉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
▲ 정상봉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
▲ 정상봉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전력산업 종사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올겨울 전력부족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올 겨울 전력공급능력은 지난해 대비 겨우 188만㎾ 증가한 7906만㎾ 수준임에 비해 최대수요전력은 539만㎾나 증가한 7853만㎾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 경우 예비전력은 53만㎾까지 떨어진다.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일 때 전력수급비상 조치의 첫 번째인 '관심' 단계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전력사정은 비상(非常)이 일상(日常)이 되는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역대 최대수요전력이 시현된 올해 1월 17일 당시도 예비전력은 404만㎾가 확보된 상태였다.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떨어질 때는 지난 9월 15일과 같은 순환 정전의 악몽이 재현된다.

이에 정부와 한국전력은 예비전력 500만㎾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우선 계약전력 1000㎾이상 1만4000여 전력 다소비 고객에게 지정된 피크시간 동안 전년도 전력사용량 대비 10% 감축의무를 부과하는 절전규제 제도를 시행, 약 200만㎾의 전력수요를 감축할 예정이다.

또한 절전규제에서 제외되는 100~1000㎾의 상업용, 교육용 건물 4만700개소는 20°C 이하로 난방온도가 제한되며, 저녁 피크시간대인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는 네온사인 사용이 금지된다. 절전규제 제도와 난방온도 제한조치 등은 지난 5일 발표된 지식경제부의 '에너지 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에 의거 내년 2월 29일까지 시행되고 있으며, 미이행시 과태료 부과 및 명단 공개 등의 불이익이 주어진다.

이에 더해 전력수급 비상상황 발생 시 수요관리를 통한 200만㎾ 이상의 추가 수요감축이 계획돼 있고,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한국전력 직원들이 모든 약정고객을 1대 1로 매칭 관리하는 '수요관리 고객 전담제'를 실시중이다.

최근의 전기요금 인상도 계절별·시간대별 차등 요금을 적용 중인 일반용·교육용·산업용 종별의 겨울철 피크시간대 요금 인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전기요금의 가격기능을 통해 겨울철 전력사용을 억제하려는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예비전력 500만㎾를 확보해도 전력예비율이 적정 전력예비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6.4%에 불과하다는 점은 전력산업 종사자들을 당혹케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겨울철 최대수요전력이 전력 당국으로서는 통제할 수 없는 '기온'이라는 변수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최근 급증한 전기난방은 겨울철 안정적 전력수급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난 5년간 전력소비는 매년 7.2% 증가한 데 비해 난방부하는 매년 14.2% 증가해 2006년 20%를 하회하던 난방부하 비중이 2010년엔 25.4%에 이르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모조리 난방에 사용되고 있으며, 한파가 닥치면 전력수요가 당초 통제 목표를 벗어나는 비상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전기를 통한 난방은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적 에너지 조합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이다.

이번 겨울을 잘 넘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건설 중인 발전소들이 완공돼 전력 수급이 안정기조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4년 이후부터는 폭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해 전력설비를 마냥 확충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고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 가지 과제가 도출된다.

첫째는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 겨울철 전력위기의 주요 원인인 전기난방을 자제하는 일이다. 특히 하루 중 전력수급상황이 가장 취약한 오전 10시에서 12시,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라도 전기난방을 최소화하는 미덕은 올 겨울 안정적인 전력공급의 소중한 밀알이 된다.

둘째는 전반적인 전력소비 수준을 낮추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많을 뿐 아니라, 최근 5년간 전력소비 증가율도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에 있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허공에 날려버리는 전기에너지 사용을 후대로 유보하기 위한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이 긴요하다.

고효율기기 사용이나 대기전력 차단 등이 그 첫단추가 될 것이다.

훗날 역사는 앞으로 수년간 우리가 경험할 전력부족 상황을 우리나라가 에너지 다소비형 체제에서 벗어나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로의 진입을 준비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전환을 꾀할 마지막 기회로 평가할지도 모른다. 선택과 행동은 우리의 몫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