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성 한국한문교사대전연수원 교수 |
21세기 세계 중심국가로 성장할 희망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는 정치다. 경제발전이나 여타 성장에 비해 점점 낙후되는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정치판은 여당인 한나라당이나 야당인 민주당이 내분의 권력투쟁으로 요동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과 급물살로 빅뱅이 예상된다. 국민들은 매번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소인배 같은 정치인들을 뽑아놓고 후회하곤 한다.
이명박 정부의 측근 비리도 갈수록 가관이다. 마침내는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마저 구속되는 등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다. 얼마 전 구속된 여검사의 상상을 초월한 검은 뒷거래도 국민들을 경악시켰다.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은 나라를 등쳐먹는 소인배들을 경멸한다. 그러면서 군자를 닮은 양심적인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이 나오기를 소망한다.
논어에 나오는 군자와 소인의 많은 비교 중에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생각난다. 논어 이인(里仁)편에 보면 “군자회덕 소인회토 군자회형 소인회혜(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刑 小人懷惠)”라고 했다. 즉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덕을 생각하고 소인은 땅을 생각하며, 군자는 법을 생각하고 소인은 혜택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간신과 소인배들은 항상 공공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함을 알 수 있다.
중국 진나라 때의 역사를 논한 여씨춘추(呂氏春秋)는 나라를 망치는 간신을 구별하는 팔관법(八觀法)을 제시했다. 순조로울 때 그가 어떤 사람을 존중하는가,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기용하는지, 부유할 때 어떤 사람과 접촉하는지, 평소에 무엇을 말하고 행동하는지, 한가할 때 무엇을 즐기는지, 친해진 다음 말하는 중에 드러내는 뜻이 무엇인지, 실의에 빠졌을 때 지조를 지키는지, 가난할 때 무엇을 하고 또 무엇을 하지 않는지 살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은 마약과 같아서 금방 취하기 싶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친인척 비리, 권력비리는 없다”고 호언장담하며 “레임덕도 없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지금 얼마 안 남은 임기를 앞두고 측근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측근 비리가 드러날지 걱정된다. 이 대통령이 경제만 살리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인 것이 역효과가 나고 있다. 공직자의 도덕성보다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대통령의 고집이 결국 정권 말기에 측근들의 온갖 비리로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공자는 일을 망쳐놓고도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합리화시키는 소인배들에게 “군자 구저기, 소인 구저인(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이라고 질타했다. 즉 모든 일에 대하여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는 뜻이다. 세상에 나와서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의 원인을 자신을 돌이켜서 찾는다는 것이다. 소인배들이야말로 자신이 하면 잘 한 것이요, 남이 하면 잘 못한 것으로 여긴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부흥을 시키고도 말년에 측근의 부패를 관리하지 못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역사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국토가 분단되고 6·25전쟁으로 국토가 폐허가 된 세계 최빈국에서 21세기 세계경제대국으로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하는 기로에서 상당히 뒤떨어진 한국 정치계의 수준 향상이 절실하다. 국회에서 멱살잡이와 육박전, 최루탄이 터지는 후진 정치판의 이합집산하는 소인배들을 국민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세상이 어지러워질수록 김구 선생이나 신익희 박사같은 군자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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