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첩보 액션물의 최고치를 보여준다. 치밀한 설정과 긴박감 넘치는 내러티브, 대담한 액션에 화려한 볼거리, 거기에 유머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재미도 최고다. 네 번째 불가능한 임무를 흥미진진하게 만든 키워드들을 뽑아봤다. 알고 보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더 커진다.
▶고스트 프로토콜
영어 그대로 해석하면 '보이지 않기로 한 약속' 쯤 될 듯하다. 우리말로 하면 '없는 셈치고'다.
크렘린 궁이 테러로 폭파되고 러시아가 미국의 비밀 작전을 의심하자 러시아와의 관계를 우려한 미국 정부는 '고스트 프로토콜'을 발동시킨다.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조직의 과거와 정체를 모두 지우고 '유령' 취급을 하는 것.
그렇다고 임무를 멈출 순 없다. IMF의 존재가 지워진 이상 위성과 같은 첨단 장비의 도움도, 은신처 제공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없다. 잡히면 끝이다. 이단 헌트는 오직 팀원들이 가진 능력만으로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팀워크
지금까지의 시리즈가 톰 크루즈의 '원맨쇼'에 가까웠다면 4편은 3편이 살려낸 팀플레이를 맨 앞에 배치했다. 3편에 이어 다시 돌아온 컴퓨터 천재 벤지 던에 정보분석가 브랜트, 아름다운 외모와 철저한 미션 수행력을 갖춘 제인 카터가 새로 가세했다.
보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주인공 이단과 비중이 거의 같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브랜트, 복수심에 불타는 제인. 미션 완수라는 목적은 같지만 동기는 제각각인 멤버들의 매력과 기막힌 팀워크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부르즈 칼리파
1편의 공중에 매달려 디스켓을 복사하는 장면, 2편의 암벽타기, 중국 상하이 푸동 은행 빌딩에서 점프하는 3편 등 고공 액션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만의 전매특허. 이번엔 세계 최고층 빌딩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가 무대다.
163층 지상 828m 높이의 빌딩에서 톰 크루즈는 줄 하나에 의지해 스파이더맨처럼 기어오르고 건물 외벽을 타고 달리며, 허공을 날아 유리창을 뚫고 침입한다. 대역 없이 톰 크루즈가 직접 해낸 걸 알기에 아찔함은 상상 이상이다.
모래 폭풍이 부는 사막에서의 카 체이싱, 체코 프라하의 도심 한 복판의 건물을 넘나드는 액션 등 이번 영화는 창의적이고 뛰어난 액션을 펼쳐보인다. 부르즈 칼리파의 액션은 그 중 백미다.
▶브래드 버드와 사이먼 패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시리즈의 다른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유머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언 자이언트' '인크레더블' 같은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던 브래드 버드 감독은 애니물에서 보여줬던 인간미 넘치는 유머를 긴박한 장면 사이사이 배치해 놓았다. 진지한 가운데 어깨의 힘을 빼는 유머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어 훈훈한 인간미가 살아 있는 스파이 물로 만든다.
이 유머를 담당하는 배우가 사이먼 패그. 컬트 영화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웃기는 주인공. 바로 그 사람이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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