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흔들어 깨운 것도 그렇다고 천지가 흔들린 만한 소동이 난 것도 아니지만 보리는 깨어났다. 하지만, 그 이유는 보리 자신조차도 알지 못했다. 잠에서 깨어난 보리는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몸이나 마음에 상처를 갖고 있는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다. 보리가 처음 만난 아저씨의 아내는 많이 아파서 몸조차 가누기가 어려웠다.
아저씨네 집은 어두운 그늘에 덮여 있었다. 보리는 아저씨네 집에서 고구마와 물을 대접받게 된다. 특별한 일이라곤 전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보리가 다년간 후 어머니는 말끔히 나았다.
아저씨네 집에서 꼬마 천사는 무슨 일을 벌인 걸까? 작가가 표현한 보리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슬픔에 선뜻 손을 내밀 수 있는 마음이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꽁꽁 언 땅을 뚫고 나오는 보리싹처럼 마음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푸른길/지은이 김상규, 그린이 정소영/88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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