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정수기가 오히려 대장균 등 세균의 온상으로 될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수돗물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지역 대부분 학교로 확산하고 있다.
9일 천안시 수도사업소와 천안지역 일선 초·중·고에 따르면 정수기를 사용해 학생들에게 먹는 물을 제공하는 110개 초·중·고교 가운데 73개교가 수돗물을 직접 사용하고 있다.
이들 학교에서는 수돗물을 정수기를 거쳐 2차 정수해 마시던 기존 방식에서 냉온수기로 직접 받아 별도의 정수장치 없이 그대로 마시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마시는 수돗물은 지난해 여름철 등 2회씩 무료 수질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먹는 물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안정성이 입증되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수돗물을 정수기에 연결한 물에서는 오히려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이 검출돼 위생의 사각지대임이 드러났다.
실제 수질검사기관인 천안시 수도사업소가 정수기를 사용하는 천안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연간 4회씩 420건을 조사한 결과 11.7%인 49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각급학교에 설치된 정수기 504대 중 13.9%인 70대, 2009년에는 1451대 중 14.8%인 215대가 각각 먹는 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학교에 설치된 정수기의 필터교환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시중에서 공급된 일부 정수기의 품질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수기를 통과한 수돗물 속에 염소 성분이 모두 걸러지면서 세균 증식이 쉬웠기 때문으로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천안수도사업소 조대형 수질관리팀장은 “민간에서 의뢰된 정수기 수질검사 결과 10대 중 1대 이상에서 먹는 물 부적합 판정이 나오고 있다”며 “73개 학교에서 수돗물을 그대로 사용한 이후 부적합 판정은 단 1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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