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성급한 도입은 주식시장을 위축시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투자자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장기간에 걸쳐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회와 주요 정당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국내는 비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고 있지만, 상장주식은 대주주 거래 및 소액주주의 장외거래에 대해서만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 대신 모든 주식 거래에 대해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고 있는데, 상장주식의 경우 0.3%, 비상장주식의 경우 0.5%의 세율이 적용된다.
건의문은 “유럽 재정위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이 불안한 시점에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갑작스런 과세는 주식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성급한 과세 도입으로 주가 폭락과 투자자 혼란을 경험한 후 제도시행 1년 만에 결국 철회한 대만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주식거래에 대해 우리나라와 같이 거래세 제도를 운영하다가 1989년부터 주식양도소득세제로 전환했으나 주가폭락, 다수 투자자들의 손실 신고 등으로 1990년부터 다시 소득세 과세를 철회하고 현재까지 주식 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성급한 제도변화를 꾀했던 대만과 달리 일본은 수십년에 걸쳐 점진적 과세를 추진함으로써 비교적 성공적으로 거래세 제도에서 주식양도소득세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다가 1961년부터 일부 대량거래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1987년까지 비과세 범위를 점진적으로 축소한 후 1989년부터 모든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기 시작했다. 도입기간으로 28년이 걸린 셈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 GDP 대비 시가총액, 경제인구 대비 투자자 수 등 자본시장의 성숙도와 경제력, 공평과세 원칙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장기적인 검토사항이며,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