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내에는 시도 때도 없이 밀리는 상습정체 구간이 여럿 있다. 차량이 몰려 정체를 빚는 곳도 있지만 주·정차한 차량 때문에 차선이 줄어 정체를 빚는 곳도 숱하다. 시가 그런 곳을 집중적으로 손을 댔다. 그랬더니 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흐름이 나아졌다. 지자체가 관심을 쏟으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간선도로의 흐름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빨라졌다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 이면도로를 빠져나가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탓이다. 불법 주·정차로 인한 이면도로 교통 정체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백화점 주변 음식점과 주점이 밀집한 지역의 이면도로는 밤이면 이중삼중 주차로 인해 곡예운전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자치구는 단속을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팔짱만 끼고 있다. 새로 투입된 시 단속원이 3만566건을 적발하는 사이 각 구청의 단속은 오히려 줄어든 통계는 무슨 의미이겠는가.
아파트와 주택가 주변은 골목길까지 화물차나 전세버스, 중장비 차량이 점령한지 오래다. 대형차량의 야간 주차는 '도로의 지뢰밭'이나 마찬가지다. 커브 길에 주차할 경우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추돌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도 불안하다. 사고가 나면 그때야 단속에 나설 것인가.
사람의 몸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각종 장애와 질환이 발생한다. 도시의 교통망도 마찬가지다. 교통 흐름이 막히면 불편 차원을 넘어 각종 공해를 일으키고 '살기 힘든 곳'이란 오명을 듣는다. 간선도로가 동맥이라면 이면도로는 실핏줄이다. 실핏줄이 막히면 시내 전체 교통의 동맥경화를 부를 수 있다. 주요도로에서 단속된 주·정차 차량이 3만건에 달하고 이면도로가 몸살을 앓는 이유는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어서다. 대전시는 단속 이전에 주차공간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단속도 필요하지만 근본대책을 세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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