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나눔대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44개 단체와 연합해 어려운 이웃 1만여 세대에 김장과 연탄, 기름을 전달하고 저소득가정과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정을 전해주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최주환<사진> 대전사회복지관협회 회장을 만나 사회복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이번에 한밭나눔대축제의 준비위원장을 맡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끄셨는데 이번 축제에 대한 의의를 말씀해주실까요.
-대전사회복지관협회 회장이신데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대전사회복지관협회는 대전시내 5개구에 산재한 20여 개 복지관의 연합기구입니다. 복지관협회는 20여 개 복지관에 재직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기구입니다. 이를 위해서 매월 관장님들이 월례회의를 개최하고 연간 12회의 연합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달 사업으로는 2일 대전과 충남, 충북 지역의 43개 복지관이 연합회의를 개최했고, 오는 16일 대전지역 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300여 명의 사회복지사가 모두 모여서 올해를 정리하고 2012년을 함께 설계하는 모임을 갖게 됩니다. 이 연찬회는 사회복지정책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문제와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 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인하대 윤홍식 교수님과 숭실대의 정무성 교수님이 특강을 해 주시고 염홍철 시장님과 주요 관계자들께서도 사회복지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복지관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앞에서 말씀 드린바 있는 사회복지관협회는 사회복지관들이 모여서 결성된 단체입니다. 따라서 사회복지관협회는 20여 개의 사회복지관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사회복지관은 법률적으로 5개 영역의 20여 개 사업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족지원사업, 지역보호사업, 재가지원사업, 자활사업, 교육문화사업 등이 큰 분류입니다. 그리고 이 분류 안에는 수십가지의 세부 사업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개별 사회복지관마다 1년에 8000여 개의 프로그램을 시행해서 연인원 15만여 명 이상에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은 복지관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사회의 모든 사회적 아픔을 끌어안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지역 복지의 거점기관입니다.
사회복지관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계층의 주민들이 찾아옵니다. 이 분들을 대상으로 복지관에서는 법정 사업들을 수행하면서 지지와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장과 변화를 함께 꿈꾸며, 자활과 자율을 연대해 일궈가는 기관입니다. 모음과 나눔이 있는 공간이자 지역 사회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조정기관이며, 새로운 사람과 기쁨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월평종합사회복지관장으로 계시는데 관장님이 생각하시는 사회복지란 무엇인가요?
▲사회 복지는 두 가지 큰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의 존엄성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정의입니다. 사회복지를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베푸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이해입니다. 그것은 자원봉사나 사회구호활동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복지는 그런 제한적인 활동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호하는 기술적인 역할과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경제적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사회 운동적 역할도 감당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를 함께 완벽하게 실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정신을 놓지 않고 현장에서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것이 현장의 활동가들이 할 일입니다. 대전의 사회복지관과 사회복지사들은 이런 사회복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회복지를 헌신과 봉사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만 많이 개선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요즘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대해서 논란이 분분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별로 어렵지 않은 주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력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복지에는 보편이니 선별이니 하는 논란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죠. 정책의 입안 과정에서는 보편적인 원칙에 기초해야 할 것이고, 서비스의 실천 과정에서는 불가불 선별적인 원칙이 적용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국민의 기초적인 욕구, 예컨대 먹는 문제나 주거, 교육, 그리고 의료 문제 등은 보편적으로 접근해야 하지요. 일정 수준의 보장이 제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다음 문제들은 선별적으로 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결혼을 똑같은 날에 하라고 강요할 수 없고, 전 국민의 토요일 식사 메뉴를 국가가 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 아니면 모 식으로 이 문제를 보면 정답은 없습니다. 무엇이 중요한 가치이고 원리여야 하는지를 고민하면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결론에 이를 것입니다.
복지의 권리는 '모든 국민'이 대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앞에 언급한 바 있는 것처럼 모든 국민에게 모든 서비스를 똑같이 제공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복지서비스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보장하고, 형평성과 공정성의 원리를 바탕으로 필요한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복지재단이사로 계시는데 복지재단 이사로서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복지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도 최근 10년간 복지예산이 4배나 늘어나는 등 복지의 양적 확대 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체감적 만족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공공복지 행정조직 한계를 보완하고 민간조직의 장점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대전복지재단이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이사회는 복지재단이 설립 배경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복지재단의 사업이나 예산과 조직, 기타 제반 사항에 대해 바람직한 발전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야겠지요. 민·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대전 지역 복지역량 극대화를 위해 민·관 협치의 바람직한 시스템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신데요. 무슨 일들을 하시나요.
▲어느 기구나 단체의 부회장은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 우선입니다. 따라서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협회의 부회장으로서 협회의 현안에 대해 이사회가 맡겨 준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하려고 하지요. 지금은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 작업과 사회복지관의 역할 변경 작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님의 지원이 절대적인 힘이 되고 있습니다. 유선경 비서관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 일에 제 역량을 다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도 또 이사회에서 맡겨 주는 일이 예정되어 있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대전의 사회복지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민선 5기의 복지정책은 분명 진일보한 면이 있습니다. 보편주의 복지 원리를 시정에 수용해 차별 없는 복지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복지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와 공무원들의 의미 있는 태도 변화 등은 칭찬할 만합니다. 사회복지사들의 처우 개선과 시설 개선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기대할 일입니다. 다만, 대전의 사회복지사업이 보다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이벤트 중심의 사업에 치우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복지는 이제 문화가 되어 시민의 생활에서 이미 호흡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인 복지 운동, 자연스런 복지 확대, 시혜가 아니라 소통의 문화가 담겨 있는 복지 서비스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재정 운용의 우선 순위를 점검해 '인간중심의 복지도시 대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지요.
▲내일 일은 어느 누구도 예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일을 확실하게 예견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준비'일 것입니다. 준비한 만큼 내일이 만들어집니다. 평범한 이야기지만 이 '준비'를 게을리 하고 내일을 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성실하게 준비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이웃을 기쁘게 할 뿐만 아니라 저도 보람을 느끼며 사회복지현장과 공간에서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다.
대담·정리=한성일 부장·사진=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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