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는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의 기조강연 주제인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에 함축해 담겨 있다. 규제완화는 수도권에는 훈풍이겠지만 지방엔 직격탄이다. 올 들어 수도권 기업의 충남도내 이전이 대폭 감소한 것이 그 실증적인 사례다. 수도권 규제완화가 지방을 죽이는 정책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느냐 여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수도권 과밀에 따른 폐해는 첫째도 둘째도 지역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에 있다. ‘기업환경개선대책’은 그저 포장일 뿐이다. 지방이 주체적으로 발전 역량을 갖출 때까지, 또 집적의 불경제를 시정할 때까지는 낙후된 지방부터 살려야 한다. 지방의 공동화, 공멸화의 대가인 수도권 포화상태는 국토를 더욱 불균형하게 만든다.
국가적 우선순위로 볼 때 지금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격차를 해소할 때다. 게다가 세종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균형선도도시 등은 이제 막 발걸음을 떼려는 단계다. 전국 11.8%의 면적인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룡 수도권은 이미 기형적일 만큼 거대한 통합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어떤 명분으로든 공장 총량제와 대기업 입지 규제 시책을 유야무야하면 지역 기업의 수도권 역류현상은 더욱 가속화된다. 외국 사례를 봐도 지방에 경쟁력을 갖춘 대도시권이 여럿 있어야 강한 나라다. 우리는 서울과 지방의 동시적 발전역량을 위해 수도권 과밀억제를 해도 시원찮을 상황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충청권 공동 대응책으로 좋은 내용들이 나왔다. 수도권을 키워 비수도권에 환원한다는 논리에 당당히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보는 사고는 불균형만 심화시키며 상생 발전과도 거리가 멀다. 토론에 그치지 말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지자체가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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