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용 대전성룡초 교감 |
이렇게 많은 상을 받기 위해 교사들이 수업은 등한시하고 대회 준비에만 매달린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얼마 전에 발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결과를 보니 그것도 아니다. '보통학력 이상'이 무려 96.3%다. 학력 미달 학생은 1명도 없다. 입상하기만 해도 영광이라는 제1회 초등학생 수학창의력경진대회에서 3명이 응시해 2명이 금상, 1명이 은상으로 입상하여 교육감상을 받았다.
교사들이 전문성 신장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도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평균 90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고도 양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다른 학교 교사들의 우수한 수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발품 파는 것을 즐긴다. 교육청을 비롯하여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하는 교사연구회나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여 자기 연찬에 힘쓸 뿐만 아니라 견문도 넓힌다.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교사들의 실력과 경험은 제자를 가르칠 때 그대로 녹아들기 마련이다.
또, 동료애는 어떤가? 학생들 지도에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선배들은 후배 교사가 학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성심껏 돕고 격려한다. 각종 행사에 서로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퇴근 후에는 정감 있는 자리도 가진다. 이항기 교장 선생님도 학생과 교실 지원을 최우선으로 한다. 관리자의 관심과 교사들의 솔선수범, 이쯤 되면 최근에 우리 학교가 교원능력개발평가와 인성교육 브랜드, 2개 분야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된 게 거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부모들의 지원도 우수 학교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비바람을 가리지 않는다. 대덕연구단지에 근무하는 학부모들은 재능기부에 앞장선다. 전문지식을 아낌없이 학생들에게 쏟아 붓는다. 도서관 이용 지도나 독서엽서 심사에 참여하고, 토요일 아침에는 저학년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해 식재료와 물품 검수에도 바쁜 시간을 쪼갠다.
물론 성과 도출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구성원의 불만이 팽배하다면 헛것이다. 스트레스도 생길 수 있다.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 학교 교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 아이템은 배구, 탁구, 요가, 배드민턴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선택한 배구는 체육관이 없어 맨땅에서 연습하지만 상관없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주무관님들과 여교사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배구공을 쫓아 뛰고 넘어지고 웃다 보면 세상이 다 내 것이 된다. 머리가 맑아진다.
이처럼 우리 학교의 여러 바퀴들이 제자리에서 소리 없이 맞춰 돌아가는 것을 보며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오늘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학교의 전통을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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