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감동 없이 잇속만… 무너지는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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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감동 없이 잇속만… 무너지는 신뢰

자질부족도 한몫… '의정비 인상' 등 위기돌파 대안은 여론 악화 불러

  • 승인 2011-12-04 16:24
  • 신문게재 2011-12-05 1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부활 20년, 흔들리는 지방의회 해법 없나] -1. 총괄

2. 끊이지 않는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3. 유급제, 취지 살리고 있나
4. 의회제도 개선 방향
5. 전문가 제언

지방의회가 부활된지 20년. '민의의 전당'이 돼야 할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오히려 '외유성 해외 연수'에서 의정비 인상 문제까지 지방의회를 둘러싼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지방의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다섯차례에 걸쳐 집중 점검하고 해법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스무 살 성년이 된 지방의회. 여섯 번의 지방의원 선거를 거치며 유급제가 시행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이후 지방의회는 줄곧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의정활동은 물론 의원의 자질 문제에서부터 의장단 선출 잡음, 해외연수와 의정비 인상 등이 단골메뉴다. 지난 7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주최한 '지방자치 20년의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공개된 '지방자치 20년의 변화에 대한 만족도 분석' 결과에서 '지방의원의 전문성 강화'가 8개 조사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그렇다고 지방의원들을 마냥 '놀고 먹는 사람' 취급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20년을 거치며 지방의회에서 모범적인 조례나 정책적 대안을 생산하거나, 집행부에 대한 충실한 감시·견제 기능을 발휘한 사례도 분명히 존재한다.

최근에는 각 지방의회에서도 의원들 스스로가 연구 활동이나 각종 공청회 및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비판 받아 온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지방의회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때마다 자신들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에 대한 지방의원들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일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현실 속에서 지방의회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지방의회가 여전히 주민들의 기대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전문성과 자질 부족, 주민들의 이해 보다는 자신이나 소속 정당의 이해를 우선하며 반복되는 구태는 주민들로 하여금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지방의회의 위기가 여기서 기인한다. 자치구 의회의 경우 반복되는 논란 속에서 무용론까지 제기되며 존폐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지방의회는 최근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좌관제 도입과 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의정비 현실화,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신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논란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제 역할과 기능을 되찾기 위한 의회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간극을 좁히기 어려운 여론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의회의 위기는 제도 자체의 위기라기 보다 신뢰의 위기라 할 수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문창기 국장은 “최근 의정비 인상 논란에는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가 있지만 이면에서는 주민 신뢰의 문제가 더 큰 원인일 수 있다”며 “주민들이 의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상황에서 의정비 인상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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