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자녀의 대학 진학 기회는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에 좌우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4일 수험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돼 대부분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하락, 정시모집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 대학마다 수능 성적과 학생부 성적을 적용하는 비율이 달라 학부모들은 자녀가 원하는 각 대학의 모집요강을 꼼꼼하게 살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부모 김모(여·43)씨는 “수능 성적표를 받아 본 결과, 원점수는 평소 수준을 유지했는데 표준점수는 오히려 낮아져 지원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며 “원하는 대학의 배치기준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서울과 부산 등 전국의 입시 설명회장을 순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고액의 입시 컨설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진학 정보가 미흡한데다가 심적으로 불안함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학부모 윤모(여·45)씨는 “입시 설명회장에서는 내 자녀에 맞는 보다 자세한 컨설팅을 받기 어려워 2차례 정도 맞춤형 상담을 받았다”며 “경제력이 뒷받침된 다른 학부모들은 서울까지 원정가서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학부모들의 고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녀 대신 수집한 정보를 취합, 분석하고 자녀의 수능 성적에 맞춘 지원전략을 결론내야 하기 때문이다. 고액의 입시 컨설팅을 받았더라도 결국에는 자녀의 희망을 고려, 최종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학부모 황모(44)씨는 “수험생 자녀는 수능시험을 보는 것 까지가 역할인 것 같고, 그 이후부터는 부모들의 역할인 것 같다”며 “이런 현실이 씁쓸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의 불안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목표와 철저한 계획을 수립한 뒤 성적에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바람직하다”며 “무분별한 정보는 자칫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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