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내집 앞 눈치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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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갑]내집 앞 눈치우기

[월요아침]박용갑 중구청장

  • 승인 2011-12-04 12:59
  • 신문게재 2011-12-05 20면
  • 박용갑 중구청장박용갑 중구청장
▲ 박용갑 중구청장
▲ 박용갑 중구청장
“눈이 온다!” “눈사람 만들자!” “눈썰매 타러 가자!” 우린 겨울에 눈이 오면 어릴 적 많은 추억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이 빈번해졌고, 그로인해 이제는 눈이 내렸다하면 샤방 샤방 내려 소복이 쌓여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눈이 아니라 폭설로 이어지면서 도로가 막히고 농작물 피해가 발생되고 빙판길에 행여나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최근들어 한반도에서는 겨울철 폭설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폭설도 시기에 관계없이 기습적으로 내리고 있다.

아직까지 폭설로 인한 인명피해는 거의 없지만 재산피해, 특히 농어촌의 피해는 막대한 실정이다. 최근 20년간 폭설로 인한 피해액이 무려 약1200% 증가했다는 통계는 눈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상청에서는 충남, 충북, 경기, 전북, 전남을 대설피해 취약지역이라고 발표 했다.

겨울눈은 이제 아름다운 추억을 연상시키는 것 보다는 먼저 어떻게 치워야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한 경제활동 및 일상생활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먼저 하게끔 하게 됐다.

그래서 지자체에서는 2004년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힌 폭설피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집 앞 내점포 앞 눈치우기' 조례를 제정해 운용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 거리로 나가 눈을 치우면서 주민들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결국 외국처럼 벌금, 과태료 부과 방안까지 논의되기도 했지만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는 전 주민 자율참여를 원칙으로 조례를 제정 운용하고 있다.

옛날에 마을공동체 의식이 살아 있을 때는 너도나도 내 집 앞은 물론, 공공장소까지 자발적으로 제설을 하는 것이 미풍양속이었지만,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마을에 대한 공동체 개념이 사라진 요즘 “내집 앞 눈치우기”는 어쩐지 낯설게 됐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걱정은 눈 녹듯 쉽게 덜 수 있다. 소복이 쌓인 눈을 마냥 바라보거나 누군가가 치우겠지 하는 바람을 갖기 보다는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10분 정도만 눈치우기에 투자해보자.

본인의 체력증진과 가족의 안전은 물론 우리 사회 경제활동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며, 특히 사라져가는 공동체의식을 되살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어떤 이는 내가 낸 세금으로 관청에서 치워 줄 것을 요구하면 되는데 왜 내가 제설을 하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등은 관청에서 제설차량을 동원해 치워야 하지만 집앞 골목까지 다 치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라리 우리가 인식을 바꿔 눈치우기에 모든 주민이 다같이 동참하여 우리의 귀중한 세금은 더 소중한 일에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제설작업에 10분을 투자하면 건강증진에도 좋고, 보람도 느껴지고,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눈길에 넘어져서 겪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 등을 줄일 수 있으니 이는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귀찮고 힘들다 생각하지 말고,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안전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내집 앞 내점포 앞 눈치우기'에 내가 먼저 실천하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으로 함께 동참하는 미덕을 가졌으면 한다.

눈이 쌓이면 먼저 집앞에 나가 눈을 쓸고 여력이 있으면 이웃집 앞까지 쓸어주는 미덕을 먼저 보여주자. 마을공동체 의식은 자연스럽게 되살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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