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잘 가르치는’ 지역 고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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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잘 가르치는’ 지역 고교들

  • 승인 2011-12-01 19:32
  • 신문게재 2011-12-02 21면
대전과 충남에 ‘잘 가르치는’ 고등학교가 아주 많다는 소식은 모처럼 듣는 낭보다. 정부가 어제 공개한 중학교 때보다 성적을 끌어올린 고등학교 100곳에 지역 학교 다수가 이름을 올렸다. 대전은 40곳이 이름을 올려 전국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충남은 목천고가 국어에서, 대천여고가 수학, 신평고가 영어 과목 향상도에서 각각 수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학교 수로도 3위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잘 가르친다는 데 반갑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전교육청은 그동안 추진해온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와 학습클리닉 중점학교 운영이 구체적 성과로 나타났다고 본다. 충남교육청도 양서·사설 읽기, 서술형 평가 등 체험·사고력 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이 사고력이 요구되는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학교와 교사의 끊임없는 노력이 가져온 성과일 것이다.

모범 사례로 뽑힌 대전여고를 보면 수긍이 간다. ‘사제동행 상담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을 고려해 방과후 학교를 수준별 교육으로 운영해 내실을 꾀했다. 당진의 신평고는 교사들은 교과 지도 방법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겐 자기 주도적 공부 습관을 길러줬다. 이런 노력으로 도시와 농어촌이 동거하는 지역 특성인 학생 간 학력 격차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 학교와 교사의 남다른 열의가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향상도 평가는 학교의 노력이 학생의 성적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따라서 우수 학생이 많은 곳은 향상도가 오히려 낮을 수 있다. 향상도가 높다고 해서 공부 잘 하는 학교, 명문대 진학률이 좋은 학교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교육의 수월성을 강조하든 평등주의적 입장에 서든 학력을 높이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수월성 강조가 뒤처지는 아이를 버려둔다는 게 아니고, 하향 평준화가 평등주의 교육의 지향점도 아니다.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는 일정 수준의 학업 성취는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이끌어내는 게 교육일 것이다. 대전과 충남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공유와 활발한 정보 교환을 통해 지역 전체의 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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