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구 기자 |
정치인에게 출판기념회는 책을 내는 기념적인 의미보다는 자신을 알리는 수단이자 책판매를 통한 자금확보의 방편으로 변질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지금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마련한 출판기념회가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유력 정치인을 행사장에 참여시킴으로써 세(勢)를 과시하는 것은 물론, 책 판매 수익금과 합법적으로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일부 정치인의 경우 서울과 지방에서 두 번의 출판기념회를 갖기도 한다.
전·현직 및 신인 정치인들의 이 같은 행보는 선거법상 허용되는 내년 1월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으로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제는 홍보수단으로 변질돼 가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문화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최근에 책을 출간하고도 출판기념회도 안갖고 책을 낸 사실조차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염홍철 대전시장의 행동은 신선함을 준다.
염 시장은 현직 단체장이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따라 출판기념회를 갖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시장의 출판 행사는 직원들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본인이 책을 냈다는 사실도 일부 지인들만 알고 있을 뿐 신문에 관련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시청직원들조차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
염 시장이 최근 출간한 『다시, 사랑이다』책자는 그가 2008년 3월부터 현재까지 3년 동안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내왔던 '월요 아침편지'115편을 엮어 만든 것이다.
현재 염 시장의 출간 사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
염 시장은 현직 시절 『함께 흘린 땀은 향기롭다』, 『아이러브 대전』, 『시장님 우리 일촌해요』 등 수편의 책을 출간했으나 그때마다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았다.
본질을 벗어난 출판행사는 남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책출간에서 보여준 염 시장의 수범사례를 통해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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