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가격은 크게 오른 반면 소값은 곤두박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따르면 1등급 돼지 한 마리(110㎏) 경매가는 평균 51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30만원하던 것에 비해 40% 이상 오른 것이다.
반면 지난해 600만원이던 한우 수소 한마리(600㎏) 가격은 473만원으로 30% 이상 떨어졌다.
특히 축산업의 미래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암송아지 가격이 지난해 평균 217만원에서 올해 136만원으로 폭락해 한우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돼지와 한우 가격이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구제역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한우는 올 초 발생한 구제역으로 전국적으로 모두 15만1000여 마리가 도살처분됐다. 적은 수는 아니지만 공급 과잉 상태이던 한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우고기 값이 높게 형성되면서 축산농가들이 한우 사육에 나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제역으로 상당 기간 가축의 이동 및 도축이 제한됐던 소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몰리면서 한우 값이 급락한 것이다.
하지만 돼지는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규모가 국내 전체 사육량의 40%에 가까운 331만8000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공급이 크게 부족했다. 무엇보다 새끼돼지를 낳는 데 필요한 종돈(씨돼지)과 모돈(어미돼지)이 약 33만 마리나 도살처분되면서 공급이 늦어져 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 됐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많은 수의 한우가 살처분됐지만 국내 전체 한우 사육 규모는 여전히 사상 최대 규모여서 앞으로 적어도 1~2년은 한우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한우 농가는 울상이다. 사료값이 많이 올라 현재 수준에서는 소를 키우는 것이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김모(54·홍성)씨는 “지난 해 25㎏ 한 포에 7000원대에 판매되던 사료가 올들어 계속 올라 1만3000원을 넘어섰다”며 “소값은 떨어졌는데 사료값이 2배 가까이 올라 키울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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