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30일 오전 서일고와 서일여고 3학년 학생들이 성적표를 받아들고 희비가 엇갈리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포된 30일 오전, 대전 서구의 A고교 3학년 교실에는 한동안 적막감이 감돌았다.
기대감을 갖고 담임교사에게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 대부분이 한숨부터 터져 나왔다. 이번 수능이 쉽게 출제돼 표준점수와 등급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 표준점수나 등급이 하락한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침통함이 흘러 넘쳤다.
수험생 김모(19)군은 “극히 일부를 빼고 대부분 친구들의 등급이 떨어진 것 같다”며 “지원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험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성적을 비교하며 머리를 맞대고 지원전략을 논의했다.
인근의 B여고 역시 수험생 대부분이 창백해진 표정으로 뚫어져라 성적표만 응시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모의평가나 내신성적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윤모(19)양은 “언어와 외국어 영역을 치중해서 공부했는데 언어는 까다롭게 나와 별 소득이 없었고 외국어는 친구들의 성적이 다 같이 높아져 오히려 등급이 낮아졌다”며 울먹였다. 윤양은 또 “외국어 실력은 나중에 취업할 때도 필요해서 학원을 2곳이나 다니면서 더 열심히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부분 수험생이 표준점수와 등급이 하락하면서 중상위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어서 학생이나 학부모는 물론 진학담당 교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진학담당 교사들은 수험생들의 소신지원 보다는 안전·하향지원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몰려 있는데다가 동점자나 비슷한 점수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고교 진학담당 교사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최대한 합격 가능한 지원을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비율 및 가산점,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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