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위한 암센터 활짝… 진단부터 치료까지 '원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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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위한 암센터 활짝… 진단부터 치료까지 '원스톱'

의과별 아닌 '암 종류별 전문팀' 구성 획기적 환자 이동불편 없이 한곳서 통합진료 서비스

  • 승인 2011-11-30 14:20
  • 신문게재 2011-12-01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양대병원 '독보적 시스템' 박창일 원장에게 듣는다

건양대병원이 암센터를 개원했다. 지방 대학병원의 암센터 개원은 여러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지역의 환자들은 암이 발생하면 서울로 상경 진료를 받아왔다. 수술과 처치, 방산선 치료까지 서울을 오가며 받는 치료는 환자는 물론 환자 가족들에게까지 많은 불편함을 줬다. 비용적인 측면도 손해가 컸다. 첨단 장비를 동원해 같은 내용의 방사선 치료를 받을 경우 지방에서는 2000만원 미만이 소요될 경비가 서울에서는 4000만원 가량 소요되는 등 2배 이상 비쌌다. 때문에 지역에 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전문센터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돼왔다. 건양대병원은 2차 종합병원이지만 모험을 시작했다. 첨단 장비와 체계적인 시스템, 수준높은 의료진을 갖추고 지방환자들을 위한 구색을 갖췄다. 취임 9개월만에 이같은 성과를 이뤄낸 박창일 의료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 박창일 의료원장
▲ 박창일 의료원장
“한 과의 교수님들을 팀별로 분리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시도이고, 보수적인 병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죠. 하지만 환자의 편의성을 위해, 효율성을 위해 질환별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을때 건양대 병원 교수들은 묵묵히 따라주었습니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기존의 대학병원에서 하기 힘든 일을 해냈다.

암에 걸린 환자가 있다고 하자. 이 환자는 처음 소화기 내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영상의학과로 전과돼 영상 촬영 결과를 판독받고 최종 수술은 외과에서 받게 된다.

환자는 소화기 내과에서 영상의학과, 외과를 전전해야 한다. 거리가 멀 경우에는 아픈 환자에게는 더욱 힘든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건양대 병원은 환자를 오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을 모았다. '위암팀'을 만들어 소화기 내과와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의사까지 한팀에 묶었다.

환자는 위암센터에 가면 한곳에서 진단과 치료, 수술까지 모두 받을 수 있게 됐다.

한 과에서 의사를 분리해 이같은 팀을 구성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건양대병원은 해냈다.

위암팀을 비롯해 췌장암팀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췌장암 생검술(종양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하는 것)을 보유한 최용우(소화기내과) 교수와 최인석(외과)교수가 맡고 있다. 최인석 교수는 간암 복강경 절제술로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간암팀장은 강영우(소화기내과)교수가 맡고 있으며, 유방암은 윤대성(외과)교수, 대장암은 최원준(외과)교수가 수술을 잘하는 명의로 알려져 있다. 폐암팀장인 김영진(흉부외과)교수는 흉강경을 이용한 폐암 수술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장암의 최원준 교수는 각종 학회에서 치료성과에 대한 학술발표를 통해 단순 대장암이 아니라 폐와 간으로 전이된 환자들의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박창일 원장은 “현재 내과, 외과 등 의료진의 수준이 수도권 병원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해 박 원장은 전국의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스카우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유형식 교수를 지난 9월 영상 진단 분야 발전을 위해 영입했다. 유 교수는 대한초음파의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한국 초음파의학의 산증인으로 알려져 있다.

박 원장은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세계재활의학회 회장과 세브란스병원장, 연세의료원장을 지내고 올 3월초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건양대병원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많아 그동안 경험했던 병원경영 노하우를 접목하면 세계적 의료기관으로 키울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 약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연면적 8665㎡,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개원한 대전 건양대병원 암센터 전경.
▲ 약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연면적 8665㎡,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개원한 대전 건양대병원 암센터 전경.

즉, 서울의 빅 5가 아니라 지방의 빅 5(강원·충청·호남·경북·경남권)를 육성해 수도권으로 몰리는 지역 환자들이 지역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실행한 것이다. 물론 충청권에서는 건양대병원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겠다는 의미다.

박 원장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세계적 암센터가 있는 게 아니라 변방인 텍사스 휴스턴에 세계 최고의 MD 앤더슨 암센터가 있듯이 건양대병원을 한국의 MD 앤더슨으로 키워 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아울러 “최상의 치료를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데 지금 이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암센터는 진단에서 치료까지 대부분 2주 내에 끝낸다는 것이다.

암센터 각 팀이 수시로 환자에 대해 상의해 치료방향이 정해지면 항암 및 방사선 치료, 수술 등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우수한 의료진, 최첨단 의료장비, 각종 진료지원 시스템 등 3박자가 들어맞아야 가능하다.

“최신 방사선 암 치료 장비인 사이버나이프와 래피드아크를 둘 다 보유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환자들을 위한 시설이나 의료장비부분은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박 원장의 오른쪽 가슴에는 '세계적 수준의 의료, 가족 같은 사랑'이라고 적힌 병원 슬로건 배지가 붙어있다.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적 의료기관으로 발전하자는 전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만든 슬로건이다. 이를 위해 건양대병원은 모든 면에서 '월드 클래스'를 지향하고 있다.

“2020년까지 병원앞 대지 9만9000㎡(3만평)에 1000병상의 최첨단 병원을 지을 예정이며, 수시로 교수 워크숍을 통해 첨단치료 방법을 제일 먼저 도입하는 프로그램도 기획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암센터 개원을 통해 지역 의료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지역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자부하는 건양대병원을 주목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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