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실정에 맞는 대전형 복지모델 만들기 힘쓸터”

“지역실정에 맞는 대전형 복지모델 만들기 힘쓸터”

복지변화 능동 대응위해 민·관협력 시스템 구축 복지만두레 '나눔과 섬김' 복지모델 정착에 역점

  • 승인 2011-11-30 14:20
  • 신문게재 2011-12-01 9면
  • 대담=김덕기 부장ㆍ정리=박태구 기자대담=김덕기 부장ㆍ정리=박태구 기자
[중도초대석]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

지난 3일 대전복지재단 초대 대표이사에 정진철(57·사진)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공식 취임했다. 정 대표이사는 복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복지 전달체계의 통합화로 민·관 협력의 바람직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임기동안 중점추진 사업으로 복지만두레와 같은 '대전형 복지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이슈가 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로부터 재단의 운영방향과 복지만두레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새로 출범한 대전복지재단을 이끌게 됐다. 취임 소감은.

▲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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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
▲개인적으론 다시 대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나 자신이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은데 많은 분이 재단에 거는 기대가 커서 솔직히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먼저 출범한 서울, 경기 등 타 시ㆍ도 복지재단의 운영 선례를 벤치마킹해 대전복지재단이 대전시민 모두의 복지 체감도를 한층 더 높이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대전시에 근무했던 경험도 있고 학연이나 지연 등 관련이 있어 복지재단 대표이사 자리를 맡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처음에 그런 제의가 왔을 때 솔직히 이 자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지업무는 손에 잡히는게 없어서 대전시에서 1년 반 정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업무도 해보지 않은 일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동안 학교에 나가고 하다보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일도 생겼다. 그런 것들을 버리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위 사람들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불러줄 때 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제는 이런 소리를 안 하려고 한다. 그때는 업무를 모르는 상황에서 겁이 좀 났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재단 사무처장은 단체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 대전을 잘 아는 사람, 부족한 나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 등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맡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대전시에 한 적이 있다.

-대전복지재단의 출범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탈산업화, 가족제도의 변화 등 복지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전만 보더라도 최근 10년간 복지예산이 4배나 늘어나고, 노인·장애인 등 복지수요자와 이를 위한 사회복지시설과 기관도 증가했지만, 이러한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복지수혜자의 만족도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 공공복지 행정조직의 한계를 보완하고 민간조직의 장점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전복지재단은 복지 전달체계의 민간화, 정책과 집행의 전문화, 민·관이 하나가 되는 통합화 등 민·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대전지역의 복지역량 극대화를 위한 민·관 협치의 바람직한 시스템을 구축해 '대전형 복지모델'을 제시하겠다.

-앞으로 대전복지재단은 어떤 업무를 맡게 되나.

▲재단은 기존 관이나 민간에서 시행하던 것보다는 새로운 일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첫째, 대전 복지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연구·개발해 대전의 실정에 맞는 '대전형 복지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 민간과 행정기관 그리고 민간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전의 복지자원을 최대한 발굴해 연계하고 각각의 역할분담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수요자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셋째, 인구의 고령화, 저출산, 가족구조 및 여성역할의 변화 등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한다. '대전형 복지모델'의 한 형태인 복지만두레의 확충과 발전 또한 재단의 주요한 업무다.

-출범과정에서 사회복지 관련단체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이 문제를 풀어나갈 복안이 있다면.

▲대전복지재단의 설립과정에서 복지 관련단체의 반대는 재단이 옥상옥의 감독기관이 되지 않을까, 또는 기존 단체와 기능이 중복되지 않을까 하는 등의 이유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의구심은 수차례에 걸친 공청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재단이 기존의 조직과 기관에 대해 통제와 간섭이 아닌 조정과 지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 복지전담조직으로서 민간조직과 재단이 수평적 협력체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업무중복성의 문제는 재단의 업무와 역할에 대한 지역복지계의 의견수렴 및 업무영역의 특성화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공감대 아래 재단이 출범했지만, 앞으로 재단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걱정을 항상 기억하고 재단이 원래의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

-사무실을 원도심 지역에 두게 된 이유가 있다면.

▲사회복지 서비스가 지역 차원에서 공급자 간 그리고 공급자와 수혜자 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사회복지 조직의 긴밀한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대전 교통의 중심이며 접근성이 뛰어난 원도심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대전복지재단은 향후 복지서비스의 민간화, 통합화, 전문화에 기초한 복지전담조직이다.

나아가 복지전달시스템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전 모든 지역에서 가장 접근성이 뛰어나며, 많은 수의 복지관련 단체들이 위치한 곳에 복지재단이 설립됐다는 점은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재단이 대전 원도심에 입주함으로써 원도심 활성화 정책에도 어느 정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복지 대표 단체가 함께 입주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대전사회복지협의회와 대전사회복지사협회를 비롯해 총 12개 단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대전시의 사회복지현장을 이끌어 왔던 각 단체들이 대전복지재단과 한 건물에 자리함으로써 다양한 복지수요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수렴하는 구심체가 될 것으로 본다. 또 재단의 큰 업무 중의 하나인 사회복지 네트워킹을 통한 지역 복지역량의 극대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복지만두레'를 활성화시킬 방안은.

▲그동안 복지만두레는 지역사회에 나눔과 섬김의 문화를 확산시켜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주민참여 네트워크이며, 시민 자율참여형 사회안전망 구축 등 대전형 복지모델로 정착되고 있다.

앞으로 복지만두레가 시에서 복지재단으로 업무가 이관, 관 주도에서 자율적인 시민중심으로 복지만두레 운영체제를 전환해 사회복지의 민간화, 전문화, 통합화를 목표로 복지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가족해체 방지, 예방적 복지 서비스 강화 등 지역 및 직능별 영역 확대와 복지 사각계층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의 다양화, 대상자 개인별 욕구에 맞는 사례관리 지원, 동 단위 복지만두레 역량강화를 통해 국내 최초의 '나눔과 섬김'의 휴먼 네트워크 복지모델로 정착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저출산, 고령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저출산·고령화라는 범사회적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화 이후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계속되고 앞으로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으론 이로 인해 자녀출산에 대한 태도는 매우 유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출산 의지보다는 출산여건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져 왔다. 북유럽의 선진국에선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가족서비스를 강화해 영유아보육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고령화문제 역시 가족서비스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복지관련 이슈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면서도 다루기 어려운 과제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사안이다. 재단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대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꼭 한 번 해결해보고 싶은 과제다.

-끝으로 직원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재단을 항상 열린 조직으로 보고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잘못된 것은 지적해 달라고 얘기하고 싶다. 대전의 사회안전망이 보다 튼실하게 구축돼 시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 모두의 염원이 담긴 기관이기 때문이다. 재단을 만들었다고 대전의 복지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복지는 모든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재단도 열심히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도편달 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직원들에겐 '밥값을 하자'고 얘기하고 싶다. 작은 변화라도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재단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내가 떠날 때는 뭔가 해 놓고 갔다는 말을 듣고 싶다.

대담=김덕기 부장(시청팀장)ㆍ정리=박태구 기자ㆍ사진=김상구 부장

●정진철 대표는?

출생:1955년 논산 학력: 선린상고, 성균관대 행정학 석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영국 엑세터대 행정학 박사 경력:대전시 행정부시장(2007~2008), 국가기록원장(2008~2009), 행정도시건설청장(2010~2011), 세종대 행정학과 초빙 교수 (2011~현재), 대통령 표창(1998), 홍조근정훈장(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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