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과도한 수요예측과 장밋빛 청사진
중. 외국인투자의 분장과 미숙한 경영
대전아쿠아월드가 개장 1년을 앞둔 시점에 경영상 경매 직전까지 몰리면서 지역사회의 대응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은 이미 '대전아쿠아월드 효과'를 일부 보고 있으며 자칫 2003년 이후 보문산의 흉물로 방치됐던 '그린랜드 사태'가 재연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때문에 대전아쿠아월드 사태에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원칙 있는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빛바랜 '대전아쿠아월드 효과'=대전은 이미 '대전아쿠아월드 효과'를 일부 누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대전아쿠아월드의 지난 9개월간 입장객은 44만1423명이다. 같은 기간 동물원이 있는 대전오월드에는 입장객 85만6425명이었으며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랜드는 43만7000명이었다.
대전아쿠아월드의 연관람객은 당초 예상치 80만명에 못 미칠 전망이지만, 중구는 9월말 기준 관내 관광시설 관광객이 지난해 1년 219만명에 육박하는 215만8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또 대전시와 중구는 대전아쿠아월드 조성과 운영에 따른 재산세 등 지방세 11억원을 거둬들였거나 징수 예정이다. 특히 오월드나 뿌리공원, 엑스포과학공원은 비나 눈이 내리면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지만 대전아쿠아월드는 동굴형 수족관 덕분에 날씨가 궂은 날 관람객이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역 관광기반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대전아쿠아월드 측의 진정성 있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잇달은 개장 번복에 따른 시민들의 신뢰회복과 분양·세입상인과의 관계개선은 아쿠아월드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주민들은 지자체의 기본적인 행정 뒷받침과 업체의 이미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보문산 대사지구에서 500석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장 모(45)씨는 “상인과 주민 130여명이 대사지구에 시내버스를 경유해 달라고 버스노조를 설득하고 대전시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보문오거리에도 아쿠아월드 표지판 하나 없다”며 “대전아쿠아월드의 신뢰가 무너졌기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보문산 그린랜드 사태 재연 우려=대전아쿠아월드가 2003년 문을 닫아 10년 가까이 보문산의 흉물로 방치됐던 '그린랜드 사태'처럼 가는 것은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사업자인 (주)보문레져타운이 보문산 대사지구에 수영장과 바이킹, 롤러스케이트장 등 14가지 놀이시설을 갖추고 그린랜드(1만9829㎡)를 개장했던 게 1987년이었고 당시 대전시 종합유원시설 제1호였다. 보문산케이블카와 어울려 지역 최고의 레저시설이었으나 둔산신도심이 개발되면서 2003년 완전히 폐장했다.
(주)보문레저타운이 자진폐업 후에도 사유재산인 그린랜드의 수영장 및 놀이시설은 철거하지 않고 폐허처럼 보문산의 흉물로 지난 해까지 방치됐다.
결국, 대전시가 2009년 10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주)보문레저타운 소유의 그린랜드부지를 샀으며 수영장과 시설물을 철거하고 2012년까지 자연생태복원사업을 벌이는 뒷감당을 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경매 문턱에 닿은 대전아쿠아월드가 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시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지역에서 도울 방안을 찾는 단계지만, 대전아쿠아월드의 경영정상화 의지가 확인돼야 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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