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1% 실패… 표준점수는 최고 14점↓

●2012학년도 채점결과 발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정부의 방침대로 쉽게 출제돼 언어와 수리, 외국어 등 3개 영역 만점자가 171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보다 쉬웠던 만큼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원점수가 올라 표준점수 최고점은 3~14점 하락했다. 하지만 출제당국이 강조했던 영역별 만점자 1% 비율 목표는 크게 빗나간 것으로 나타나 난이도 조절에는 실패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9일 2012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하고 30일 수험생들에게 성적표를 통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채점결과에 따르면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는 쉬워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이 언어 3점(137점), 수리 가 14점(139점), 수리 나 9점(138점), 외국어 12점(130점)이 각각 하락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개인의 성적이 평균점수로부터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려주는 것으로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 0.28%(1825명), 수리 가 0.31%(482명), 수리 나 0.97%(4397명), 외국어 2.67%(1만7049명)로 집계됐다. 3개 영역 만점자도 인문계열 146명, 자연계열 25명 등 171명으로 이는 지난해 인문계열에서만 11명의 만점자가 나온 것보다 크게 높아졌다. 출제당국은 애초에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1%로 목표했지만 언어와 수리는 크게 밑돈 반면, 외국어는 크게 웃돈 것이다. 특히 외국어 만점자 수는 지난해 수능보다 12.3배 늘었다.

2012학년도 수능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쉬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눈치작전과 혼전이 예상된다. 동점자나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이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올해 수시모집 인원이 크게 증가한데다가 전체적으로 수험생들의 성적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정시모집에서는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과 지방의 인기학과는 합격선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학원가 한 관계자는 “2011학년도 수능이 매우 어려웠고, 지난 10일 치러진 2012학년도 수능은 채점결과에서 나타난 성적 분포가 2010학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점수 상승이 예상되지만 특히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30일 통지되는 수험생들의 개별 성적표에는 영역·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세 가지 점수가 표시된다. 문제는 세 유형의 성적을 활용하는 방식이 대학마다 달라 수험생은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를 전형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어떤 가중치를 두는지 각 점수의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