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을 누가 주도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국민 권익에 도움이 될 지 따져야하지 않을까요?”
태어나서 경찰서 문턱을 넘어보지 않은 김조윤(45·가명)씨는 최근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놓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수사권한을 확보하거나 빼앗기기 싫어하는 모습으로 보여 국민으로서 실망스럽다”며 “국민이 최대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이 문제를 국민의 편에 서서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하지 않겠냐”고 따져물었다.
▲ QR코드 = 논쟁의 중심에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원본 내용. |
국무총리실은 경찰이 내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지만 자체 종결한 내사사건에 대해 검찰의 사후 통제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찰의 부당한 수사지휘를 경찰이 정식으로 이의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지난 23일 발표했다.
이 조정안 발표로 경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수사권 확보를 위해 경찰이 지적해왔던 부분이 표면적으론 반영됐지만 오히려 통제가 강화됐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수사권을 부여받게 된다면 우선 검찰의 이중조사가 사라져 국민의 편익이 증대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대부분 범죄를 경찰이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수사권은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이제는 막아 수사기관간의 상하관계가 아닌, 상호 견제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의 생각은 다르다. 검찰은 경찰권이 비대화되면 경찰권이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을 그동안 우려했다. 행정경찰이 사법경찰을 장악해 사건왜곡이 심화되면 국민인권보호에도 사각지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빠지지 않는다. 또 국민의 형사사법에 대한 총체적 불신도 초래된다는 점 역시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경찰의 수사경과 포기 신청이 접수되면서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29일에는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국회에서 일명 '맞장토론'을 벌이기도 했지만 양 기관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수사기관 간 수사권을 놓고 갈등양상을 보이는 상황 속에서 국민 대부분은 땅에 떨어진 수사기관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비리를 없앨 뿐 아니라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염원이다.
여기에 경찰의 사기 저하 또는 검찰의 권한 축소를 염려한 갈등이 아닌, 국민의 권익을 위한 최선의 판단이 도출되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누리꾼 '@g****r'은 “누가 더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수사할것인가는 뒷전이다”면서 “누가 수사권을 가지고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잘할 것인가를 다투는 꼴”이라며 심도있는 수사권 조정 논쟁을 꼬집었다.
또 누리꾼 '하**나'는 “검·경 두쪽다 쇄신해야 할 것들이 무수히 쌓였고 양측 모두 수사권을 주장할만큼 깨끗한 수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만큼 맞장토론으로 쇄신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억울한 국민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고, 범법자가 모두 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합의점을 만들어 내라”고 촉구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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