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SNS 허위사실 유포,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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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SNS 허위사실 유포, 이대론 안된다

[중도시평]김형중 부국장·체육지방팀장

  • 승인 2011-11-29 14:11
  • 신문게재 2011-11-30 20면
  • 김형중 기자김형중 기자
▲ 김형중 부국장·체육지방팀장
▲ 김형중 부국장·체육지방팀장
“FTA가 시행되면 맹장수술비는 900만원, 감기약은 10만원이 된다”(FTA의료괴담)→“미국과 FTA를 체결했던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으로 도망갔다”(FTA괴담)→'전남 순천에서 인신매매로 희생된 여고생들의 시신이 공원에서 발견됐다'(순천괴담)→'서울 강남역에서 건어물상에 의해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강남 인신매매 괴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괴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소문이나 괴담이 변질과 재가공 과정을 거쳐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등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이로인해 SNS의 규제문제가 떠오르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다. 이는 SNS가 세대와 계층을 초월해 사회의 소통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인신매매, 의료괴담' 등의 괴담을 퍼뜨리거나 불법 선거운동 논란을 빚는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괴담부터 선거운동 논란까지 SNS 실태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름전 연예인 이효리에 대한 내용이 트위터를 뜨겁게 달궜다. 기사에서 흔히 사용되는 '숨진 채 발견'이라는 문구를 이용해 '숨쉰 채 발견'이라고 적힌 트위터를 잘못 본 몇몇 이용자들이 사망설을 제기해 논란이 빚어졌다.

괴담은 웃어넘길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고 있다. “여고생의 장기적출을 노린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150㎝키에 빨간 가방을 멘 여학생이 잇따라 살해됐다”, 강호동 자택에서 숨 진 채 발견, 광우병 파동 당시 경찰이 시위에 참가 여대생을 살해하고 매장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일본 원전 사태와 관련해서는 “방사선 비를 맞으면 여자는 이상한 아이를 낳고 남자들은 탈모가 된다” 등 다양하다. 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망했다는 괴소문 등이다.

또한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참여를 권유·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유도하려는 것으로 의도되거나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정당·단체가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선관위가 제시한 기준이 모호하다”며 반발했다.

이러한 장기적출 인신매매 괴담 등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확인되지 않은 괴담도 큰 문제고, 대상을 구분하지 않고 자행되는 과도한 신상 털기 행위 등의 역기능이 인터넷과 SNS를 오염시키는 주요 현상이다. SNS에서 '소통'의 이름으로 근거 없는 소문의 확산과 재생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SNS를 통한 괴담 유포, 선거운동 행위 수사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잇따르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인신매매괴담과 관련 수사에 나서 허위사실임을 확인했고 최초 글을 올린 누리꾼의 아이디를추적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5월 '낙선운동 대상자'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한 회사원에 대해서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SNS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개인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막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의사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공권력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지면 국가와 국민들 간 소통의 부재로 이 같은 괴소문이 발생한다. 공권력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사회범죄 문제뿐 아니라 최근 문제가 되는 한·미 FTA 관련 괴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SNS를 통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파급력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거나 “나는 단지 적혀진 말을 옮겼을 뿐”이라는 식의 책임감 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도 그 사회의 정당성을 해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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