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특산물로 관광도시·일자리 창출 '일석이조'

잘 키운 특산물로 관광도시·일자리 창출 '일석이조'

미국산 마늘 70% 생산… 매년 200만명 관광객 찾아 대표적 와인 생산지… 태양열 활용 친환경 농법 채택

  • 승인 2011-11-29 14:09
  • 신문게재 2011-11-30 12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지방대학, 지역 구성원이 되다]- 3. 지역 특화작물로 도시 경쟁력 높이는 미국①

오늘날 지역대학과 지역사회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지역대의 기능이 더이상 학문만을 가르치는 곳에 머물지 않으며, 지역사회도 대학을 별개의 기관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 발전에 지역대와 지역사회의 역할이 긴밀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생산적인 관계는 곧 지역발전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미국 대학과 지역사회의 관계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대학의 지역마케팅과 기금조성으로 이어지고 있고, 지역사회는 학생들에게 실무적인 경험, 사회적 이해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대학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끄는 미국의 성공 사례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길로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길로이(Gilroy)는 미국 내 대표적인 마늘 생산지로 유명하다. 미국산 마늘의 60~70%가 이곳에서 생산되며, 1979년부터는'마늘축제(Garlic Festival)'를 개최해 명실상부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마늘축제 기간 내 방문객이 14만 명에 이르며, 매년 200만명이 길로이를 찾고 있다.

마늘 축제는 미국의 10대 문화관광 축제로 지역특산품인 마늘을 홍보, 마늘의 교역을 증대시키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꾀하고 있다.

또한 마늘 수확을 축하하는 수익금을 모아 자선단체에 지원하며, 식음료가 결합된 가족단위의 오락, 관광프로그램 등도 제공한다.

▲ 그린스트링팜에서 일하는 학생인턴들
▲ 그린스트링팜에서 일하는 학생인턴들
마늘 축제는 매년 7월 비영리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해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는 마늘요리 시연을 비롯해 판매, 유명인사 요리강좌, 나물요리 경진대회, 마늘 포스터 경연대회, 미술 공예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마늘 축제가 열린 첫해부터 2003년까지 축제를 통해 모금된 금액이 650만 달러에 달한다. 수익금 일부는 학교나 교회 등 자선단체에 기부되며, 나머지는 차기 축제 기금으로 사용된다.

제인 하워드 길로이 웰컴센터 이사는 “필리핀, 스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에서 길로이의 제1 산업인 마늘을 체험하기 위해 온다”며 “이들은 마늘 축제를 즐기며 먹고, 마늘 관련 상품을 산다. 이들을 통해 길로이는 작은 농업도시에서 지금은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 길로이에서 수확한 마늘.
▲ 길로이에서 수확한 마늘.
길로이는 마늘을 주원료 한 기업 입주 유치를 위해 비영리 단체인 길로이 경제개발협회(Gilroy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를 운영하고 있다. 이 협회는 기업에 기업의 인ㆍ허가, 부지 선정, 사무실 임대 등 행정 지원을 하며, 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통한 사업자 유치 및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또 균형적인 지역경제 개발을 위한 유명 브랜드 아울렛을 비롯한 대형소매점포 유치를 적극적으로 유치, 1994년 길로이에 오픈한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은 패션의류, 스포츠, 가방, 보석 등 유명브랜드들이 입점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중ㆍ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대표적인 아울렛으로 인근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몬터레이 등에서도 쇼핑객들이 오고 있다.

▲ 길로이 마늘축제 참가자.
▲ 길로이 마늘축제 참가자.
여기에 마늘 가공업체인 올램인터내셔널은 마늘 수확기인 5월부터 11월까지 475명의 인력을 채용한다. 평소 250여명에 불과한 인력이 마늘로 인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더욱이 마늘 기업들은 농업으로 유명한 UC 데이비스 대학교와 공동으로 마늘 품종, 유전자, 질병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조지아텍 대학이 개발한 에너지절감시스템을 공장에 적용해 에너지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태미 브라운로드 길로이 경제개발협회 대표이사는 “비영리단체로 운영되는 우리 협회는 마늘을 사업으로 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라며 “협회는 이들에게 건물, 부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해 마늘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노마 밸리

캘리포니아 주 소노마시에 자리 잡은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는 2010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 국제연맹에 가입한 도시다. 와인 생산지역이기도 한 이곳은 미국의 유명한 작가, 배우, 영화 제작자, 건축가 등을 배출한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 소노마의 친환경 와이너리.
▲ 소노마의 친환경 와이너리.
갤러리가 10여 곳이 있으며 예술박물관, 공공정원 등 문화적 인프라가 잘 발달해 있다. 작은 와이너리와 농장, 와인 레스토랑 등 시골 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노마의 유명 와이너리에는 대부분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돼 있고 살충제 대신 다른 작물이나 벌레 등이 서로 천적을 죽이는 폴리컬처 농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곳 농장 대부분은 유기농업을 이용해 농작품을 생산하고 있다. 농장 내에는 유기농산물 직판장을 운영해 각종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재배한 농가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 길로이에 입점해 있는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
▲ 길로이에 입점해 있는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
이 농장들은 어린 학생들의 농업체험을 위한 프로그램과 대학을 졸업한 학생의 농업 실습장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오전에 농장을 찾아 농업체험수업을 하는 1일 농장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은 농업교육을 농장 안에서 직접 배우고 있다. 농장과 교육기관이 상호 연계를 통해 농장을 실습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장 안에는 학생들이 직접 작품을 재배하는 스쿨가든도 2개가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직접 농사를 짓는 체험을 하면서 유기농업의 필요성과 지역농산물을 먹는 것이 왜 좋은지,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식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를 배우게 된다.

▲ 소노마의 슬로푸드 농산물 시장.
▲ 소노마의 슬로푸드 농산물 시장.
이에 지역대는 꾸준한 농업 기법 등을 연구해 농장에 제공하고, 농장이 필요로 하는 정보나 문제점에 대해 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게리 애드워드 그린스트링 팜 대표는 “20년 이상 대학과 농장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역 대학 교수를 방문하거나 이메일 등을 통해 농장의 문제점이나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며 “농장은 학생들에게 농장체험은 물론 학생 인턴제를 통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박은희 기자·사진=공동기획취재단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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