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을 누르고 내가 올라서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여유를 찾기란 쉽지 않다. 대신 어떡하든지 한발 앞서 나가야겠다는 조급함과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학교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입시위주의 학사운영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교육계에서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앞서 말한 결과의 중요성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놓고선 학생들의 일탈현상이라도 나타나면 님비 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유와 양보, 배려와 이해를 아무리 외쳐도 학생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냉랭한 게 현실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중학교 과정에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천안봉서중학교(교장 김상학)의 바른품성 교육현장을 둘러보면 21세기가 요구하는 스마트 인재상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육성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더욱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올바른 인성을 가진 학생을 육성하려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바른품성 5운동이 추진돼야 한다는 이 학교 교장의 적극적인 학사운영은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올해 새롭게 적용된 교육과정과 연계,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천안봉서중의 바른품성 5운동 활성화 사례를 살펴본다.
▲봉사하기=이 학교의 봉사하기 덕목은 전교사와 전교생이 다같이 참여하는 게 특징이다. 매월 1·3·5주 토요일을 활용해 모두가 나서 봉사활동을 전개한다. 봉사활동을 위해 학교측은 아낌없이 지원을 해준다. 학부모와 지역사회도 이러한 학교차원의 봉사활동에 동참한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작은 봉사가 이웃에게는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경하기=봉사하기와 맥을 같이하는 공경하기는 봉사활동 기관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노인복지시설이나 요양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동으로 웃어른 공경하기를 실천한다.
노인복지시설에서 학생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벗은 물론 안마, 산책, 휠체어 밀어주기, 손발마사지 등 작은 실천으로 공경의 마음을 되새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진정한 마음으로 웃어른을 대하는 학생들의 눈에서 공경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족이 그리운 노인과의 대화에서 그들의 아픔을 느끼고,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학생들은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공경심을 실천을 통해 다진다.
▲칭찬하기=봉사활동을 다녀온 학생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봉사정신을 내면화하는 기회를 얻는다. 봉사활동을 실천한 후 각자 포트폴리오를 작성, 더 나은 봉사활동을 실천하기를 다짐한다. 학교는 이러한 실천 다짐에서 학생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은 곧 봉사활동의 내면화, 그리고 공경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또한 칭찬은 봉사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발견과 자존심을 향상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다한다.
▲질서지키기=학교생활에서 질서지키기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천안봉서중의 경우 교외 봉사활동이 많은 관계로 질서교육의 중요성은 더하다. 질서교육은 한 번의 교육으로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해야 습관화에 이를 수 있다.
이 학교의 질서교육 역시 봉사활동과 함께 이뤄진다. 질서를 지키는 것이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스스로에게도 편하다는 사실을 체험으로 알아차린다. 처음에는 우왕좌왕했던 외부활동이 점차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학생 스스로 질서지키기를 생활화 한다.
▲다문화 가정과 하나 되기=바른품성 5운동의 다섯 가지 덕목에 더해 이 학교는 다문화 가정과 하나 되기에 앞장서고 있다. 문화적 차이 탓에 학교생활 적응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 학생을 위한 교육적 배려와 동질화 프로그램으로 교육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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