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영]'대전 78세대' 소통의 물꼬 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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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영]'대전 78세대' 소통의 물꼬 트다

최덕희·최병규 첫전시, 작품과정 사진으로 기록 눈길 '대전 78세대' 세미나 활발… 연합전으로 교류폭 넓혀

  • 승인 2011-11-29 14:07
  • 신문게재 2011-11-30 11면
  • 조상영 미술학 박사·평론가조상영 미술학 박사·평론가
■대전미술 이야기

▲'대전 78세대' 첫 전시에서 최덕희, 최병규의 작품

▲ '대전 78세대' 1회 전시 팸플릿에 게재된 최덕희의 작품 '순간'.
▲ '대전 78세대' 1회 전시 팸플릿에 게재된 최덕희의 작품 '순간'.
최덕희는 작업을 성실히 했다고 한다. 작품을 보면 둥근 원안에 '78년도 3월호 부록'이라고 쓰여 있는데, 원 중앙에는 흑백으로 소녀의 측면 얼굴이 만화식으로 단순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마에서부터 목 부분까지는 그림이 아닌 검은색 끈으로만 붙여놓은 것이 보인다. 최덕희가 끈을 이용한 이유로는 관객이 자유롭게 소녀의 이목구비를 만들 수 있게 놓았다는 부분에서 흥미롭다. 즉 이 작품은 벽에 놓은 것이 아니라 바닥에 놓여져 있었고 다양한 이목구비 모양 데로 사진을 여러 장 찍어 현장에 붙여놓은 프로세스의 기록이었다.

최병규의 작품은 천위에 나무를 대고 백묵과 매직을 이용해 벽과 바닥 모두에 174㎝ 신체를 드로잉 하려는 계획을 연필로 그렸던 에스키스 작품을 팸플릿에 그대로 실었다. 마치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 인체 비례를 흉내 낸 것처럼 벽에는 174㎝에 해당하는 원과 사각이 생기지만 바닥에는 반원이 형성되게 되어 있는 작품이다.

강정헌, 최덕희와 마찬가지로 신체를 이용한 드로잉의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우측 상단에 부착해 놓았다.

▲'대전 78세대' 세미나

▲ '대전 78세대' 1회 전시에 출품한 최병규의 실제 전시 작품.
▲ '대전 78세대' 1회 전시에 출품한 최병규의 실제 전시 작품.
대전 78세대는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그룹을 이끌어 갔는데, 1978년 8월 1일 결성을 기점으로 8월 8일 안치인 화실에서 이건용, 차대덕을 강사로 하여 세미나를 개최했고, 1978년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대전문화원 전시실에서 제1회 작품전을 열면서 이건용, 박용숙, 김장섭, 성능경을 초빙해 세미나를 했다. 이후로도 다양한 세미나에서 얻은 느낌을 현장작업 즉 설치와 행위미술로 잇는다.

그리하여 1978년 12월에는 대천해변에서 야외작업을 추진했고 78년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제2회전을 대전 남계화랑에서 9명의 멤버들과 개최했으며, 해를 넘겨 79년 5월 1일부터 6일까지 적십자 회의실에서 김복영을 강사로 현대미술에 대한 열띤 세미나를 벌였다.

당시 대전 78세대 회원들은 김복영의 특강 '후기 현대미술의 향방'이라는 복사된 논문 자료를 강정헌이 미리 받아 멤버들에게 예습하도록 하게 할 정도로 열정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대전 78세대와 19751225와의 연합전

▲ 78세대 세미나 당시 김복영의 '후기 현대미술의 향방'이라는 논문을 강정헌이 미리 받아 회원들에게 제공했던 자료.
▲ 78세대 세미나 당시 김복영의 '후기 현대미술의 향방'이라는 논문을 강정헌이 미리 받아 회원들에게 제공했던 자료.
1979년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한국미술청년작가회관에서는 대전 78세대와 19751225와의 연합전이 열리기도 했다. 1979년 6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이라는 짧은기간 동안 서울 그로리치 화랑에서 78세대의 초대전을 열어준 이후 대전 78세대(목원대)와 19751225(한남대)의 연합전이 1979년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의 토털 디자인 빌딩 내에 위치한 한국미술청년작가회관에서 열렸다.

한국미술청년작가회의 취지를 보면 중앙집권적 관행을 버리고 지역 작가들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초대전은 한국미술 청년작가회가 중앙으로 집중되어왔던 현대미술의 활동무대를 분산시키며 경향 간 미술문화 수준의 격차를 줄이고 상호 폭넓은 유대의식을 견지코자 시행했던 지방전에 이어 이제는 지방작가들의 서울전을 마련해 드리는 것입니다.”

19751225 출품 작가로는 신동국, 유병호, 이종협, 정길호, 정장직이었고, 대전 78세대 출품 작가는 김익규, 송일영, 안치인, 장금자, 지석철, 최병규였다.

조상영 미술학 박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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