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2%' 무늬만 외투기업, 상인과의 갈등 줄소송 번져

고분양가 논란·개장 지연 등 악재불구 안일한 대처 '사태 악화'

[흔들리는 대전아쿠아월드, 대책없나]-중. 외국인투자의 분장과 미숙한 경영

상. 과도한 수요예측과 장밋빛 청사진
하. 원칙 있는 대응 필요

대전아쿠아월드가 경매처분의 문턱까지 간 데는 대전시 민선 4기때 추진됐던 '무늬만 외국인투자사업'과 '상인들과의 잦은 분쟁'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전아쿠아월드는 지난 1년 동안 감사원의 외국인투자계획 미이행 지적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으며 임차상인에서 시작된 각종 소송은 걷잡을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감사원의 지적과 안이한 대처=대전시의 아쿠아월드 유치사업은 지난 6월 감사원의 '외국인투자지원제도 운용실태' 감사에서 실질적인 외국인투자가 없는데도 국·공유재산을 수의매각하는 사례로 지목됐다.

감사원은 외국인투자기업인 대전아쿠아월드가 2010년 10월 중구청의 보문산 동굴형 충무시설의 인수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미국 법인 투자지분이 전체 지분의 2%로 감소했는데도 외국인투자촉진법의 단서조항을 들어 공유지에 수의계약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외투기업에 국·공유재산을 수의매각할 때는 당시 외투금액이 5000만원 이상으로서 지분 10% 이상을 소유해야 외투기업으로 등록되며 단서조항에는 외투 기업 등록 후에는 출자지분이 10%에 미달해도 계속 외투기업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대전아쿠아월드가 수의계약 당시 구청에 제시한 '외국인투자사업계획서'에 총 민자사업비 300억원의 33%를 외국인투자로 유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감사 당시 실천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를 냈다.

여기에 대전시와 대전아쿠아월드는 미국 법인의 투자가 현금이 아닌 수족관과 정화시설 등의 '현물투자'에 집중됐다고 설명했지만, 명쾌한 해답은 되지 못했다.

대전아쿠아월드 관계자는 “미국 법인 레이놀즈사가 대전아쿠아월드에 아크릴수족관과 정화장치의 현물과 기술을 지원했고,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면 레이놀즈사가 투자이익을 회수하는 것으로 투자계약이 체결됐다”며 “미국 법인이 투자한 현물에 재산가치를 아직 평가하지 않아 외투법인의 지분에 반영되지 않았을 뿐 외국법인의 투자는 약속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악재에 미숙한 대응=개장 때부터 불거진 악재에 대전아쿠아월드의 안이한 대처는 시민들의 신뢰에도 금이 가게 했다.

보문산 사정지구에 대전아쿠아월드를 조성키로 발표된 이후 개장 시기는 2010년 5ㆍ8ㆍ10ㆍ11월, 그리고 올해 1월 17일까지 5차례 지켜지지 않았다.

또 전국적 기대를 모았던 분홍돌고래 2마리는 베네수엘라 현지서 지난 1월과 2월에 폐질환으로 잇달아 폐사해 반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분홍돌고래 반입 지연사유가 지역에 제대로 알려진 것은 3월이었다.

특히, 주차빌딩 내 상가는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 논란으로 상인들과 갈등을 빚었고 갈등은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번지고 말았다.

당시 3.3㎡당 2000만원을 웃도는 분양가를 부담한 분양상인 27명은 아쿠아월드를 대상으로 허위과장광고로 법원에 민사소송을 벌이며 분양대금반환을 청구한 상태다. 세입상인 5명도 소송을 벌여 내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대전아쿠아월드 상가번영회 최 모(64)씨는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와 거듭되는 거짓에 상인들과 아쿠아월드 측과의 신뢰는 심각하게 금이 간 상태”라며 “분양이나 임차상인 모두 대화보다 가압류와 소송으로 권리를 찾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심정을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