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정민(52·중구 중촌동)씨는 얼마전 50만원에 중고 노트북을 구입했다.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지만 사양은 최신 출시품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아 간단한 작업들을 하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 만족도도 높다. 김씨는 “구입한 곳에서 업그레이드와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예전엔 중고 하면 찜찜함이 많아 꺼려 했지만, 잘만 고르면 좋은 물품도 얻을 수 있어 요즘은 중고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계속된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중고 상품을 찾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옥션이 올해 1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중고품 구매자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상 중장년층 구매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다.
40대의 경우 노트북과 휴대폰, 골프용품의 구매 항목이 높았으며, 50대는 노트북, 골프용품, 남성의류 순으로 구매 항목이 높게 나타났다.
60대 역시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 남성의류, 70대는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순으로 중고품을 많이 구매했다.
이렇게 디지털 가전제품과 IT기기를 중심으로 한 중고 물품의 구매률이 높은 것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최신 고사양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고가에 부담을 느낀 중장년층이 보다 저렴한 중고품으로 눈길을 돌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경우 자녀를 키우고 직장인이 많아 경기 불황에 대한 체감도가 다른 계층보다도 더욱 크다”며 “이로 인해 중고품 등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는 데 더욱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