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경찰서는 지난 25일 도박비로 모두 1100만원을 걸고 1점당 1000원에 달하는 고스톱 등 45회에 걸쳐 도박을 일삼은 김모(58·여)씨 등 주부 10명을 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2일 오후 9시께부터 이날 오전 12시10분께까지 태안군 안면읍 김씨의 주택에서 도박을 한 혐의다.
경찰은 현장을 급습해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도박금을 은폐하려고 했지만 주부인 점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18일 주부들을 대상으로 도박판을 운영한 최모(53)씨 등 7명을 도박 혐의로 구속했다. 도박참가자 대부분이 주부들로 그릇된 한탕주의가 이들이 도박판을 벗어날 수 없도록 막았다.
지난 3월 30일에도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국에 걸쳐 주부 도박꾼을 모아 도박장을 상습적으로 운영한 조직폭력배를 구속하는 한편, 도박에 가담한 주부 30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등 주부들의 도박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주부들을 도박판으로 이끌게 하는 것은 도박장 운영자가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주부에게 일당을 주며 유인한 데부터 시작한다. 일부 농한기 농촌에 거주하는 주부들이 '입소문'을 통해 구경삼아 찾았던 도박장은 어느새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로 둔갑한다.
도박에 빠진 주부들은 한탕주의에 유혹돼 도박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곧바로 도박중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지적된다.
그렇지 않아도 2009년 12월 한국마사회가 고려대에 의뢰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 도박중독률은 6.9%(295만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0만명은 심각한 도박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주부들이라는 게 사회학계의 시각이다.
주부들의 도박중독은 가정을 파괴할 정도로 심각해 단순히 주부도박단을 검거하기보다는 이들의 도박장 재출입을 억제할 수 있는 교화 프로그램 운영 등 사회적인 안전망 구축도 요구된다.
경찰 한 관계자는 “도박장 운영자들은 농한기 등을 맞아 농촌 주부들이 일손을 놓는 시기를 노리기도 한다”며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본인은 물론, 가족, 사회 전체가 심각하게 받아들여 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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