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분실 신고 '경찰 골머리'

접수증 발급 급증에 행정력 낭비… 많게는 1일 10여건도

#1. 천안 모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관 A(42) 경사는 급증하는 스마트폰 분실접수로 시달린다. 본연의 업무가 아니지만 지구대에서 분실신고를 접수해주기 때문이다.

#2. 천안시 쌍용동 모 찜질방에서 잠을 자다 휴대폰을 분실한 김모(32)씨. 분실보험 혜택을 위해 도난신고 대신 보상절차가 쉬운 분실신고접수증을 받아왔다.

고가의 스마트폰 분실사고에 휴대폰 분실보험사들이 보험금 청구서류로 분실신고 접수증을 요구하면서 경찰력이 크게 낭비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주택가나 아파트 밀집지역에 있는 지구대와 파출소 등은 많게는 1일 10여 건의 분실신고접수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실제 천안 서북경찰서 쌍용지구대는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23일까지 250건의 스마트폰 분실신고를 접수해 하루 평균 6.8건에 달했다.

동남경찰서 남산파출소도 같은 기간 148건으로 하루 4건씩 접수됐다.

분실신고접수증 발급은 경찰의 본연업무가 아닌데다 접수증도 분실사실을 확인해주는 문서가 아닌 단순한 신고 확인으로 일선 경찰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찰은 접수증 발부에 건당 10~20여 분이 소요돼 보험사의 허술한 구비서류요구로 경찰이나 분실자들이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분실자들도 보험사 요구로 접수증을 발급받지만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여름에는 스마트폰 분실접수증 발급으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경찰 행정력이 낭비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