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진]멧돼지 출몰과 환경정책의 문제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오수진]멧돼지 출몰과 환경정책의 문제점

[기고]오수진 한국총포협회장

  • 승인 2011-11-27 13:27
  • 신문게재 2011-11-28 21면
  • 오수진 한국총포협회장오수진 한국총포협회장
▲ 오수진 한국총포협회장
▲ 오수진 한국총포협회장
보도에 따르면 일본도 곰의 개체 수가 해마다 증가해 곰에 의한 인명피해가 매년 50건이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인명피해가 느는 이유는 사냥꾼이 줄어들어 곰의 개체 수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매년 10월부터 12월까지 연례행사처럼 야생 멧돼지 난동이 시작된다. 얼마 전 경남 창원에서는 야생 멧돼지 공격을 받은 농민이 사망하기도 했고, 대구 도심에서는 한꺼번에 멧돼지 3마리가 출몰해 차량과 충돌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가 사살되기도 했다.

울산 도심은 물론 바다에도 멧돼지가 나타나 해양 경찰이 출동하는 등 올해 들어14차례 멧돼지가 출몰했다고 한다. 며칠 전 서울도심 올림픽대로에 멧돼지가 출몰해 자동차와 충돌해 운전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고속도로에 멧돼지가 뛰어들어 달리는 자동차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던 것이다. 이처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멧돼지가 출몰하는 이유는 서식밀도 증가와 먹이부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 또한 일본처럼 멧돼지 개체 수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자료에 따르면 멧돼지 적정 서식밀도는 100㏊당 1.1마리이지만 무려 4배에 가까운 3.8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수렵이 일절 금지된 수도권과 경남은 멧돼지 서식밀도가 전국평균보다 배 이상 높은 7.5마리라고 한다. 이처럼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서식밀도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밀렵이 근절되었고 생태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총기만 있으면 멧돼지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총기로 멧돼지를 잡는 다는 것은 멧돼지 전문엽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밀렵은 멧돼지 이동 통로를 따라 올무를 설치하고, 꿩·오리 같은 조류는 '다이메 크론' 같은 무색무취(無色無臭)한 농약을 먹이에 섞어 조류서식지에 뿌려 한꺼번에 수십 마리씩 잡아 왔다. 따라서 환경파괴의 주범은 올무와 독극물이지만, 총기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많은 규제를 받아왔고, 정책에서도 소외되었다.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한해 130억원이 넘고 이 가운데 멧돼지에 의한 피해만 63억원이라고 하지만 신고된 것만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 지자체는 유해야생동물 포획을 매년 허가하고 있고, 1년 내내 야생동물 포획을 허가하는 시·군도 있지만, 야생 멧돼지 대책은 않되고 있다.

이처럼 수렵과 유해야생동물 포획을 매년 허가해도 멧돼지 개체 수가 증가해 인가에 출몰하고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는 환경정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03년까지 1년에 2개 도(道)를 수렵 해제하는 광역 순환 수렵장 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어느 날 갑자기 공청회 한번 없이 군(郡)단위 수렵장으로 바꿔 버렸다. 그러나 군 단위 수렵장은 한 달 정도 수렵을 하고 나면 많은 동물이 수렵이 해제되지 않는 인근 지역으로 피해버리기 때문에 수렵인들은 사냥할 동물이 없다는 불만이 크다. 따라서 수렵이 해제되지 않는 인근 농촌은 농번기만 되면 멧돼지등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매년 야생동물 포획을 허가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그 다음 문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렵해제로 얻어지는 수익금이 적고 총포사고와 민원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수렵해제를 꺼리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멧돼지 먹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도(林道) 등에 유실수를 심는 것도 멧돼지 출몰을 막을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올해 또한 지난 1일부터 전국의 27개 시·군이 수렵을 해제해 지난해 보다 8개 시·군 수렵장이 늘었다고 하지만, 멧돼지 개체수를 적정수준까지 끌어내릴 때까지 도(道)단위 광역 수렵장으로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야생 멧돼지 대책은 않되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