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스스로 작물을 키워 먹는 텃밭농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주말농장이나 상자텃밭 등 다양한 형태의 텃밭농사를 지으려고 하지만 시간도 없고 농사짓는 방법도 몰라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농사를 짓고 싶은 도시민을 대상으로 함께 농사짓는 법을 배우고 생태적 가치를 나누는 곳이 있다.
'사람연대 대전마을'이 3년째 운영하고 있는 '대전도시농부학교'.
▲ 흙을 되살려서 스스로 작물이 잘 자라도록 하는 농법이 생태농법이라고 말하는 이경자 대표. 더 많은 사람들이 '대전도시농부학교'에서 생태적인 가치와 자립하는 삶, 농사의 즐거움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배우고 성찰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저도 농사를 배우면서 참 많은 걸 깨달았고,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지렁이를 보고 도망치기도 했는데 이제는 사랑스럽기까지 하고요. 날씨에 따라 어제 심은 배추랑 무 걱정 하느라 제 아이 걱정이 뒤로 밀릴 때도 있지요.”
교육과 문화공동체 구성을 위해 활동을 시작한 민간단체 '사람연대 대전마을'이 '도시를 경작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시작한 대전도시농부학교는 단순히 농사짓는 법만을 가르치진 않는다.
자연스러운 농사, 생태적이고 자립적인 삶,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함께 실천해 간다고.
대전도시농부학교 문을 연 후 처음으로 벼농사도 지어 봤다며 갓 찧은 햅쌀 가마니를 뿌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 대표는 농사를 지으면서 도시에서의 삶이 얼마나 철 모르는 삶이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씨 뿌리고, 밭 갈고, 거두는 일 모두가 제 때, 제철에 해야 하기 때문에 농부의 삶은 철을 아는 삶이라고 말하는 3년차 농부 이 대표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익히고 손끝으로 느껴야 하는 자연의 시간을 알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대전도시농부학교와 생태귀농학교의 도시농부들은 땀 흘려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짓다 보면 흙에서 배우고 자연에서 깨닫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이들이 두레밭(공동텃밭)에서 함께 일군 작물들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누기도 한다. 사진은 옛날방식 그대로 탈곡하는 모습. |
이 대표는 또 가족과 밥을 함께 먹는 것부터 시작해 대형마트 대신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동네 구멍가게를 이용하는 것이 농촌을 사랑하는 일이며 지역공동체를 위한 일임을 강조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 때문에 익숙해진 도시의 삶을 조금씩 바꾸고, 농업정책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과 하나 되는 삶, 서로 돕고 나누는 삶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지겠지요.”
대전도시농부학교 학생들과 함께 계산동에 있는 2310㎡(700평) 공동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 대표는 오늘도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작은 씨앗을 사람들 마음에 뿌리고 있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대전도시농부학교’ 이경자 대표는?
2008년 교육과 문화공동체 구성을 위해 활동을 시작한 민간단체 ‘사람연대 대전마을’을 설립해 활동을 시작, 사람, 자연, 평화라는 주제에 맞는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새로운 길 찾기를 위한 청소년 여행 프로젝트인 ‘로드스쿨’을 진행, 올해로 3기째를 맞고 있으며 농촌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공부방도 운영하고 있다.
2009년에는 도시농업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갖고 대전도시농부학교를 시작, 3기생들을 배출했으며 귀농을 앞두고 있는 이들을 위한 ‘생태귀농학교’ 1기생들을 배출했고, 공동텃밭에서 함께 가꾼 작물들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사라지고 있는 토종 씨앗을 지켜가기 위해 전국에서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씨앗을 찾고 기르고 나누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시골 어르신들에게 대대로 받아온 씨앗이 있다면 대전도시농부학교로 전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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