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라도 좋아' 너도나도 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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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수입차·명품… 잔존·희소가치 높아 인기 재테크 수단… 일부선 '거품' 우려목소리

  • 승인 2011-11-22 17:50
  • 신문게재 2011-11-23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이경태 기자의 세상 돋보기]되팔아 수익 챙기는 '프리미엄 시장' 열풍

최근 불어닥친 대전지역 부동산 프리미엄 열풍과 함께 되팔면 수익이 되는 웃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미 중고품이 됐지만 잔존가치(구입했을 때의 가치가 시간이 흘러도 유지되는 정도)를 높게 평가해 재테크의 한 방법으로 인식되기도 할 정도다.

대전지역에서 눈에 띄는 프리미엄 시장은 세종시 영향으로 열기가 높아진 부동산 시장이다. 도안 신도시의 경우, 분양이 막바지에 이르러 이미 분양이 된 지 1년이 넘은 아파트는 호가 1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다.

분양을 받은 한모(47·자영업)씨의 경우에도 전매제한이 해제되자 높은 프리미엄으로 아파트를 양도해볼 생각에 휘파람이 저절로 나왔다. 한씨는 “평형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3000만원의 웃돈을 붙일 생각”이라며 “이미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은 상태여서 새로운 주인이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프리미엄은 부동산 시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수입오토바이와 수입차 시장의 경우, 잔존가치와 희소가치라는 측면에서 수요자들이 웃돈을 꺼내게 만들고 있다.

▲ 대전의 한 수입자동차 전시장에서 판매직원이 직접 시승해 차량 내부 설비의 견고함 등 잔존가치를 설명해주고 있다.
▲ 대전의 한 수입자동차 전시장에서 판매직원이 직접 시승해 차량 내부 설비의 견고함 등 잔존가치를 설명해주고 있다.
해외 유명브랜드 H 오토바이는 중고오토바이라도 시장에 내놓으면 웃돈을 주겠다는 수요자들이 앞다퉈 나설 정도다. 자신이 구입했을 때보다도 수백만원의 웃돈이 붙더라도 구입할 수 있는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 수입차의 경우, 최근 신차가격이 낮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대중화되고 있지만, 차체의 견고함 등으로 잔존가치가 높아 일반 차량 대비 중고차 가격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인 B사의 경우에는 품질의 우수성을 내세우며 3년 가량 된 중고차에 대해서도 신차 가격의 60% 가격을 보장해주기도 했다.

중고상품이지만 가치가 높다는 측면에서 여성들의 명품 핸드백에 대해 중고매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사들이기도 한다. 주부 이모(30)씨는 “결혼할 때 받았던 L 사 핸드백을 급한 돈이 필요해 팔았지만 수십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며 “시간이 지났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 선물 받은 몇 개의 명품 핸드백도 매장에 내놓아 현금을 마련해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고품이더라도 이처럼 잔존가치를 인정받아 금전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부분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프리미엄 시장 열풍에 편승해 매수자들을 유혹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등 불법이 자행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둔산경찰서는 지난 7월 경매 물건 등에 투자하면 70일 안에 20%의 이익금을 돌려준다고 속여 370명의 투자자로부터 470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A(51)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는 등 프리미엄 및 고수익을 미끼로 한 사기행각이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하는 상황. 단시간에 고수익을 얻으려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범죄다.

일부에서는 명품, 부동산 등에 대한 프리미엄이 한때 스쳐 지나가는 열풍 속에서 유행처럼 번졌다가 사라지는 거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잔존가치라고 하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경우, 가치가 떨어져 수익으로 연결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전 수입자동차 판매상은 “수입차의 품질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두드러지면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며 “그러나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해주는 것은 모든 상황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같은 프리미엄 시장에 대해선 소비자들이 잘 알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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