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우진 저 |
저자는 2000년대 이후 급변해 온 청춘의 삶과 그들에게 위안이 되어준 음악들로부터 다양하고 진솔한 고민과 정서를 길어낸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대중음악은 젊음에 대해 노래하며 젊은이의 시간을 겨냥한다. 이 때문에 동시대의 청춘들에게 음악이란 그 무엇보다도 각별한 매개체로 종종 다가온다. 그렇게 음악은 청춘의 심경을 여실히 반영하는 무언가다.
저자는 장기하의 데뷔음악에서 '열정'이 아닌 '무기력함'만을 한가득 품은 청년 무리를 찾아내고,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노래에선 흔들리는 20대 여성들의 씁쓸한 페이소스를 목격한다.
책은 바로 그러한 지점, 이 땅의 청춘들 속에 내재한 마음의 단면들을 그대로 바라보면서 그들 곁에 늘 함께 있어 온 음악을 통해 '지금, 이곳,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저자는 음악에 대한 정확한 분석만큼이나 애정 어린 감상을 중요시하는 평론가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성과 취향을 누구보다도 세밀하게 포착하며 비평 및 저술 활동을 해왔다.
그는 '비평과 에세이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 책을 펴내면서 음악 관련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으고 고치고 다듬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새삼 깨달았다. 이 시대의 청춘들은 '어른 되기'의 욕망과 갈등, 그 성장 혹은 상실에 대한 강박감이 팽배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그들의 강박감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 밑에는 21세기 화두인 '자기 계발하는 주체'와 '잉여로서의 주체'의 대립과 갈등, 분열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양상은 역시 21세기적, 즉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오랜 시간 대중문화계에 몸을 담아 온 자신의 경험에 기대어 불안하게 서 있는 청춘들의 초상을 그려냈고, 그러한 모습들이 대중음악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감지하려 했다.
한편, 저자는 1999년부터 잡지에 글을 썼고, 2001년부터 음악웹진 'weiv'를 운영하고 있다.
책읽는 수요일/지은이 차우진/248쪽/1만30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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