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혹은 정부부처 합동점검반이 기숙사가 있는 특수학교에 대한 현장점검 중 제기된 것으로 특수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는 등 동요하는 분위기다.
21일 대전과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에는 대전맹학교, 대전혜광학교(이상 공립), 성세재활학교, 대전원명학교(이상 사립) 등 4곳이 운영 중이다. 충남에는 천안인애학교(공립), 나사렛새꿈학교(사립), 아산성심학교(공립), 서산성봉학교(공립), 공주정명학교(공립), 보령정심학교(사립) 등 6곳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숙사가 있는 학교는 대전맹학교와 천안인애학교, 공주정명학교 등 3곳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시민단체, 교육청 등으로 구성된 정부부처 합동점검반은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장애인 특수학교 학생들에 대한 성폭행 등의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기숙사가 있는 전국의 모든 특수학교에 대해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천안의 특수학교 역시 지난달 25일 8명의 합동점검반이 현장점검 중 정신지체 1급인 A(여·19) 학생의 성폭행 피해 진술이 나와 이를 토대로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B 교사는 “전혀 사실무근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A학생은 수사 과정에서 '예, 아니오, 응' 등의 단답형 진술을 하고 있어 경찰이 조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의혹이 제기된 교사를 이날부터 수업에서 배제시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상반돼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사실이 확인되면 절차에 따라 강력한 처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전과 충남지역의 특수학교에는 문의전화가 잇따르는 등 학부모들이 들썩이고 있다.
충남지역의 한 특수학교 관계자는 “오전부터 몇몇 학부모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한 문의를 해 왔지만 내용을 잘 몰라 답변을 못했다”며 “학부모들의 심리상태가 불안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지역의 특수학교에도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의 안전과 학생 상태를 확인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가니 파문 이후 기숙사가 있는 대전맹학교에 대해 지난 4일부터 부처합동점검반의 조사가 이뤄졌고 '매우 양호' 판정을 받아 교과부에 보고까지 완료된 상태”라며 “21일부터는 부처합동점검반이 대전의 각 특수학교를 찾아 학교장, 행정실장, 교사 등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하는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 철저한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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