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행정정보 공개청구 '제동'

금산, 과도한 청구 교부·열람과 병행… 내년부터 수수료 감면 폐지

그동안 행정력 낭비요인으로 지적되어 온 무분별하고 과도한 행정정보 공개 청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과도한 행정정보 공개 청구를 제한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금산군은 금산군 행정정보 공개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20일 까지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쳤다.

입법예고 된 조례안은 행정정보의 공표, 정보공개 방법과 수수료 감면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공개방법에 있어 보존문서를 사본출력, 공개했던 기존 방식에서 교부와 열람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청구된 양이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과도한 경우 일정 기간별로 나누어 교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수년치의 방대한 자료를 한꺼번에 요구해 행정력을 마비시키는 행정정보 공개 악용 사례는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7조(비용부담) 2항에서 규정한 수수료 감면에 대해서도 손질했다.

이 법 시행령 제17조 제3항은 비영리 학술. 공익단체 또는 법인이 학술이나 연구목적, 행정감시 등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청구한 경우 수수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 비영리 단체들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수수료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감면사유에 대한 소명자료를 첨부해야 하고 감면되는 수수료도 전액 감면에서 100분의 50으로 제한했다. 이는 행정감시 목적을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과도하게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군의 경우 최근 모 시민단체가 요구한 막대한 양의 정보공개 요구로 행정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과거 3년간 보조금단체의 보조금 내역 전체를 한꺼번에 요구했다는데 전부 공개할 경우 그 분량이 자그만치 A4 용지 1만2000매 정도.

이 정도 분량이면 업무담당자가 2주 넘게 다른 업무를 전폐하고 여기에 매달려야 할 정도로 골탕을 먹었다는 후문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의 모든 민원인의 정보공개청구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한 사례도 비슷한 경우다. 이번 입법예고한 개정조례(안)는 이처럼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나머지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례가 개정되면 앞으로 감면대상 단체의 무분별한 공개 청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